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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스노리의/일기장65

화분을 깨고휴지를 풀어헤치고이불을 뜯고가디건을 구멍내고그렇게잠시도 쉬지않고사고를 쳐도. 내가 우는 날이면얌전히 내 무릎에 올라까실한 혀로내 얼굴을 핥아대던 너. 너무 따가운데.너무 따뜻해서.결국은나를 웃게 만들었던 너. 문득문득. 니가. 죽을만큼그리운 날이 있다. 너무 그리워서.미치도록서러운 날이. 있다.. 2019. 4. 30.
벽돌 경험이라는나만의 상식이란 벽돌이한장 한장 늘어감에.나는. 내가.단단해지고 있는지 알았는데. 그것들이 모여큰 벽을 쌓아가고 있었다. 아는 것이 힘이 될 줄만 알았던순진을 가장한 어리석은 나는.편협의 우물 안에서허우적 거리고 있다. 내 벽이 전부인 줄 아는.자신이 아는 것만 답인지 아는.이런 이를.세상은.꼰대라 한다. 참... 튼실하게도 쌓아놨다.꽉 막힌 꼰대벽돌. 2019. 4. 15.
ㅆㅂ 치졸하다.야비하다.비열하다.졸렬하다. 그 어떤 표현을 찾아도성에 안찬다. 매번 당당하지 못했고매번 주눅들어야 했고매번 숙여야했던 그 동안의 모든 수모와 모욕은거짓에서 비롯되었다. ㅆㅂ 나한테 왜 그랬냐도대체 나한테 왜 그랬냐 그동안을. 몇년을 죄책감에 부채감에 비루함에. 마음 고생을 얼마나 했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저 뻔뻔해 보이고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면 착각이다. 매번 찔렸고 매번 신경쓰였고 매번 자책하면서도. 그깟 돈 때문에 눈치나 봐야하며 당당하지 못하고 초라해졌던 나 자신이. 얼마나 참담하고 한심했는지. 나를 그렇게 만든지도 모르고 낄낄대고 비웃을때. 그래. 그렇게 재밌었나? 이건 아니지. 이건 진짜 아니지. 내가 이거때문에 얼마나 내를 버렸는지를 몰랐다고 해도! 그땐 그냥 장난으로 실수라 쳐도!.. 2019. 3. 18.
소망이 수년전 여름. 집으로 가는 길에 귀여운 고양이 한마리를 만났다. 그 작고 꼬물거리는 것이 마치 자기가 '개'인양 꼬리로 내 다리를 감으며 빙글빙글 돌고는, 그 똘망한 눈망울로 날 유혹했다. "언니 따라 갈래?" 그 아인 마치 알아들은 듯 날 따라 우리집으로 왔다. 동물을 무척이나 좋아하질 않았던 우리 부모님도 그 아이의 애교를 보곤 한눈에 반해 이름까지 지어줬다. 소망이. 우리 소망이. 막둥이의 등장으로 우리집은 치열한 쟁탈전이 항상 일어났다. 소망이 밥을 서로 주겠다고. 나도 귀찮아하는 우리 마마님이 어떻게 된 일인지 소망이에게 푹 빠져 귀가 때 마다 소망아 소망아 어찌나 애타게 찾으시는지. 정말 신기할 정도였다. 그 정도로 우리 소망인. 참 사랑스러운 녀석이었다. 그렇게 한 이주쯤 지났을까. 소망이가.. 2019. 3. 17.
오몽 지독하게 더러운 꿈을 꿨다.멈추지 않는 흥건한 땀과 눈물에욕설이 계속 흘렀다. 난 이제 내가괜찮아지는줄 알았는데괜찮은 척만 하고 있었던 건가. 한과 악의 대상을바꿔치기한꿈 속의 나는.참으로.비열하고 치사했다. 뒤죽박죽 섞인 격양에한참을 진정하지 못하고헐떡헐떡 거렸다. 생각보다내 상처의 깊이는더 깊었었나보다.ㅆㅂ 죽이던가 죽던가그것 뿐인가. 햄릿인가 ㅆㅂ어이가 없다. 쳐웃지마라.쳐웃는거 볼때마다살의가 든다. 2019. 3. 15.
몽돌 이리 던져지고저리 던져지며이리 깨지고저리 깨져 여기저기 모나고날선 모양을. 매끄러워지게 하는 데에는분명.시간이 걸린다. 그대로 조각나부서지지 않게.으스러져흩어지지 않게. 어루만지듯부드럽게.최대한조심스럽게. 그렇게시간과공을들여 조금씩천천히다뤄야 한다. 2019. 3.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