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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 놀이/울릉 일기

울릉놀이 #251 : 니가 떠난 그날

by 배스노리 2023. 6. 23.

2023년 1월 22일

울릉도에 겨울이 오면 눈으로 인해 통행부터 모든 것이 어려워져, 울릉도는 아주 고요하고 한적해진다. 현지인들도 대부분 육지로 나가 지내 약간 동네가 얼어붙는 기분이랄까. 그래서 빠야는.. 놀기 싫다고 겨울이 되면 육지로 알바를 나간다. 

이상하게 올해는.. 왠지 떨어져 지내기 싫은 기분이 확 올라 뭔가 자꾸 징징거리게 되는데.. 나 원래 이런 캐릭터 아닌데 하면서도 꿍시렁 꿍시렁거렸지..

 

 

허. 나참.

내가 소고기에 

 

 

넘어가지. 확 넘어가지.

땟깔보쏘~!!!

 

 

와.. 이건.

끝났다. 그냥.

조심히 잘 다녀오라고 두 손 들고 흔들었다. 

 

빠야가 혼자 육지를 나가든, 같이 나가든. 배 타기 전날은.. 우린 항상 왜 때문에 아침까지 뜬 눈으로 밤을 새 버릴까. ㅋㅋ 그렇게 보내고 나서야 잠이 드는 시간은 오후 1시쯤이었나.. 자고 일어나 냉장고를 열었다가 살짝 울컥하고 올라온다. 

 

 

혼자 지낼 내가 제대로 챙겨 먹지 않을까 봐 매번 그 걱정만 하던 우리 빠야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꼬지를.. 저 비싼 갈비살로 만들어 놓고 갔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혼자 먹으면..

 

맛있다.

겁나 맛있다.

이게 나 혼자 다 먹을 수 있는 다내꺼!! 라니.. 너무 감격적이쟈나아.... 

 

귀찮은 게 맛난 걸 이겨서 혼자 잘 안 먹어지는 것일 뿐. 혼자 먹어도. 맛있는 건 맛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마님이 전화 와서, 이번에는 빠야 걱정 안 하게 잘 좀 챙겨 먹고 보고하라는 엄명을 내리셨다. 확실히 심각하긴 심각하다. 나이 사십먹고도 아직까지 먹는 걸로 잔소리를 듣고 있는 내가. 잠깐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얼마나 갈진 모르겠지만.. 밥으로 신경 쓰이게 만드는 일은.. 쫌 줄여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나의 자유시간이

돌아와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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