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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 놀이/울릉 일기

울릉놀이 #43 : 괭이 갈매기 알

by 배스노리 2021. 7. 1.

2021.05.23

 

울릉도에 들어와서 괭이 갈매기들의 갈취, 협박, 길막, 자해공갈 등등으로 우린 생각보다 빨리 그들과 친해지게 되었다? ㅋ 이제는 너무 당연한 느낌이랄까. 동네 길냥이들 보는 느낌. ㅋ

 

관음도 근처를 지나가게 되면 괭이 갈매기 가족들을 보호해달라는 팻말을 볼 수 있는데, 관음도 근처가 괭이갈매기의 주요 서식지라 6월이 되면 산란철이 되어 도로를 누비는 새끼 갈매기들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새끼는 항상 옳지. 얼마나 귀여울지 너무 기대되서 엄청 기다려졌었음. 

 

 

집 뒷뜰? 뒷밭? 뒷산? 에 빨개진 산딸개를 발견하곤, 점점 포근해지는 날씨 실감하며 빠야랑 콧바람 쐬러 마실 나가기로 결정!

 

섬 한바퀴 돌며 집으로 오는 길, 어어어어어?????? 어어어어어어어어??!!!?!?!??!

 

괭이갈매기의 알을 발견했다!!

 

괭이갈매기 알

맞는지 아닌지 확인해보려 검색을 해보니 맞다맞다맞다~!!

절벽 윗쪽으로 항상 갈매기들이 앉아있어서 길가에 있을거라곤 생각도 못해봤는데 괭이 갈매기 알을 직접 볼 수 있을 줄이야. 너무 신기해서 눈으로만! 요래 보고 죠래 보고. ㅋㅋㅋ 

 

웃긴건. 알이 맞는지 확인 차 검색하다 알게 된 사실.

 

괭이갈매기 알이 정력과 피부미용에 좋다는 뜬 소문으로 충남 남도엔 알 1000개를, 태안 격렬비열도에는 알 600개를 불법 채취하던 사람들이 붙잡혔다는 뉴스를 봤다. 과학적으로 검증되지도 않았고, 관리 검사를 거치지 않은 야생의 알에 어떤 유해한 물질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식용을 할 용기라니.. 먹을 것이 부족한 과거엔 먹기도 했다는데, 건강에 좋다는 근거는 전혀 없다고 한다. 요즘 저 효능들은.. 검증 되는 좋은 먹거리들이 차고 넘칠텐데.. 굳이... 검증도 안된것을 먹을 필요가.. 음.... 

 

수요가 있으니 공급도 있겠다고 보면, 몸에 좋다면 막 먹는다는건 옛날 이야기 일 줄 알았는데.. 검증되지 않은 것으로 진짜 건강을 해쳐버릴 수도 있는 일을.. 아직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쨌든.

 

이렇게 알까지 봐버리니 기대심리 폭발~!! ㅋㅋ 언능 새끼 괭이갈매기들을 보고싶어서 현기증이. ㅋㅋ 그로부터 얼마 뒤.

 

 

빠야랑 짬낚 갔다가 오는 길에 갑자기 생각이나 찍어둔 사진을 따라 구경을 해보러 갔었찌...

 

 

너무 길가라 걱정이 되긴 했었는데.. 부화가 되긴 했는데.. 너무 일찍 멀리 날아가버린 새끼를 보게 되었음. 야생에서의 자연의 법칙은 더 냉정하고 혹독하다. 더 강해야 하고, 더 강해야 하고, 더 강해야 하고. 강해야만 넘을 수 있는 많은 고난들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앞으로의 힘든 여정에서 벗어나 일찍 놓고 편해진 것도.. 괜찮은건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누릴 수 있는 것을 누려보는 것도. 행운일지도..라 생각하기도 하니. 모르겠고. 나는 멀리 가기 전까진 최대한 더 열심히 즐기며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날. 

 

저 먼곳에서 훨훨 자유롭게 날아보며 노닐기를. 잘가라 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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