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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 놀이/울릉 일기

울릉놀이 #45 : 태하 대풍감 <우리나라 10대 비경>

by 배스노리 2021. 7. 3.

2021.05.24

 

작년 마이삭 때 태하쪽에도 피해가 커서 모노레일부터 해안길까지 싹 운영이 정지되고. 꼭 봐야 한다는 대풍감을 가보지 못했다. 날이 너무 좋아서. 빠야랑 도즈언~!

 

모노레일이 운행하지 않아 걸어서 올라가야 함. 

 

태하 향목관광 모노레일

주소 : 경북 울릉군 서면 태하길 236

전화 : 054-790-6638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면 아주 편하겠지만.. 아직은 보수 공사 중이라 운행을 하지 않는다. 승차장 건물 왼쪽으로 위치한 빨간 화살표 방향의 길이, 도보로 갈 수 있는 길이다. 대풍감 가는 방법 중 가장 빠른 길이 이 곳. 

 

 

대풍감 올라가는 길

길은 완만해서 올라가긴 좋은데.. 난 왜 이리 힘든 것인가. 

 

 

올라가다 보면 이렇게 모노레일 승차장이 나온다. 모노레일을 타면 6분가량이면 여기까지 도착한다는데.. 왕복 4천원이면.. 난 분명히 타고 오는 것을 선호했을 것인데.. 언제쯤 복구가 될지.. ㅜㅜ 

 

향목령

태하리에서 현포리 쪽에 '향나무재'라는 곳이 있는데, 이규원 일기에는 향목구미라 기록되어 있다. 지금은 향나무가 별로 없지만, 개척 당시에는 산등성이 일대에 잡목은 별로 없고, 오직 아름드리 향나무만이 꽉 차 있었기 때문에 생긴 이름이라 한다. 그런데 그렇게도 많던 향나무가 오늘날 없어진 것은 옛날 산불이 나서 석달 열흘 동안 두고 다 타버렸기 때문이라 한다. 그때 향나무 타는 냄새가 강원도까지 풍겨 그곳 사람들이 향기를 맡고 울릉도에 큰 불이 났음을 알았다고 한다.

 

태하 모노레일

 

각도가 약간 아찔해 보이는 것이.. 더 타보고 싶게 만들고.. 아쉬움을 뒤로 한채 다시 출발. 

 

 

여기서부터는 길에 멍석(?)을 깔아 폭신하게 걸을 수 있었음. 승강장에서 향목전망대까지는 도보로 약 15분이 걸린다고 했음. 

 

동남동녀 연리지

동남동녀 연리지(蓮理枝) 이야기

연리지는 뿌리가 다른 나무가 서로 엉켜 마치 한나무처럼 자라는 기이한 자연현상이다. 이러한 형태로 인하여 연리지는 과거부터 영원한 일심동체, 변함없는 사랑 등을 상징하였다. 이 연리지는 울릉군의 군목인 후박나무와 군화인 동백나무가 엉켜 붙어 자랐으며, 자연이 만들어낸 울릉도 천혜의 걸작이자, 설화가 깃들어져 있는 군민화합의 상징이기도 하다.

 

전해지는 설화는 대략 이렇다. 1417년(태종17년) 울릉도 쇄한정책을 이행한 안무사 김인우는 꿈에 나타난 해신의 명령대로 섬에 동남동녀를 남겨두고 떠난다. 이후, 섬을 다시 찾은 그는 서로 부둥켜안고 백골이 된 동남동녀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들을 위해 사당을 만들어 제를 지냈다. 지역민들은 이 연리지가 설화 속 동남동녀와 닮았다고 하여 "동남동녀 연리지"라고 부른다.

 

 

 

태하등대와 정레옹

 

조금 더 가니 태하등대와 

 

태하향목전망대

 

태하향목전망대가 나옴. 빠야 사촌형아가 만드셨다고. ㅋㅋ 철구멍 사이로 휭휭 날아오르는 바람 때문에 어마어마하게 시원함. 고소공포증이 있으신 분들은 무서울듯하지만.. 우리는 이런 거 엄청 좋아하지. ㅋㅋ 유리가 높아 전망 보기를 훼방해서 아쉬웠음. 넴. 제 키가 콩만하오.

 

대풍감 물색보쏘.

대풍감의 주상절리 발달형태

뜨거운 용암이 지표로 분출하면 땅, 공기나 물이 용암을 빠르게 식힌다. 용암의 위, 아래가 빠르게 식으면서 주상절리는 점차 안쪽으로 전파된다. 이때, 용암의 아래쪽에서 만들어진 주상절리를 하부 칼러네이드, 위쪽에서 만들어진 주상절리를 상부 칼러네이드, 이 둘 사이에서 용암이 천천히 식어 불규칙한 틈이 생긴 부분을 엔테블러춰라고 부른다. 현재 대풍감에서는 상부 칼러네이드의 일부분이 침식되었다. 

 

현포항

 

정말 너무 멋진데 높은 유리 때문에 제대로 눈에 담기가 힘들어서 슬프던 중. 전망대 위에서 보니 대풍감 쪽으로 가는 오솔길(?)이 보이길래 바로 탐색. 전망대 왼쪽으로 길이 있다~!

 

 

여기도 요렇게 멍석(?)이 깔려있음. 더 좋은 경치 구경을 위해 고고고고~

 

대풍감 파노라마컷

 

오솔길 따라가니 데크가 보이고. 파노라마로 한 컷 찍고 다시 이동~

 

 

 

대풍감

여기가 찐명당일세. 

 

정말 탁 트이는 절경에 감탄이 연발로 나왔다. 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 100선에 꼽히는 명소인지 실감이 되었던 대풍감. 특히나 청량하게 맑은 바다색이 정말 매혹적이었다. 진정한 에메랄드 블루 빛 바다라는 것이 이런 것인가 싶은 투명하게 푸르른 울릉도의 바다색은, 볼 때마다 감격스러움. 아름답다는 말로는 한참 부족하다.

 

뭐 역시나 내 손은 똥손이라..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이 훨씬 더 감동적인 비경인 듯. 

 

 

빠야랑 나는 카르페디엠을 목표로 하고 울릉도 일년살이를 들어왔다. 있는 동안 최대한 여유롭고 자유롭게 즐기면서. 빡빡하고 퍼덕퍼덕한 시간을 멀리하고, 느긋하고 소소한 시간들을 만들어 채우자고. 

 

내 인생 영화 중 하나가 '맘마미아'였다. 젊은 예비 부부가 결혼식날, 결혼을 미루고 여행을 떠나는 결말. 정말 컬쳐쇼크 였달까. 너무 뇌리에 박히는 결말에 한동안 충격이 가시지 않았었지. 그 어떤 미래도 보장되지 않아도. 자신만을 위해 할 수 있는 그 놀라운 선택의 용기가 너무도 부러웠다. 그때부터 로망이었달까. 

 

적은 나이가 절대 아니지만. 인생에 한 번쯤은 이런 기회를 누려보고 싶었고. 그렇게 하기엔 지금. 바로. 당장. 이 아니면 가능하지 못할 것 같았다. 더 미루면 더 두려워지고 더 멀어질 듯했고.. 그래서 나도, 과감하게 선택해버렸다. 누구는 미쳤다 하고 누구는 멋있다 했던 선택. 가벼운 마음이 아니었던 만큼 우리는, 아직까지는 아주, 잘. 그 약속을 잘 지키고 즐기며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철없는 선택으로 보일지도 모를 이 무모함이.. 결정을 하기 전에도, 한 후에도, 지금도. 나는 신의 한 수로 꼽을 만큼 잘했다 여겨질 만큼. 지금. 너무도 행복하다. 

 

앞으로 남은 시간도. 이렇게 둘이서 마음껏 시간과 감정과 힐링을. 마음껏 누리며 지내고 싶고, 그렇게 지낼 것이라고. 이 날 빠야랑 나는 대풍감을 함께 보고 즐기며. 또 한 번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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