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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 놀이/울릉 일기

울릉놀이 #02 : 험난했던 울릉도로 이사하기

by 배스노리 2021. 5. 15.

결정만 쉬웠던 일년 울릉살이. 

뭐. 지금까지 이사를 여러번 해봤지만. 할때마다 힘든게 당연했지만. 진짜 최고봉의 정점을 찍어준 울릉도. ㅋㅋㅋ

 

첫번째 난관은 이사차.

 

트럭은 렌트가 없다는 사실을 무식하게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화물차나 용달차는 렌트가 없고 기사를 같이 해서 운송비를 받는데.. 울릉도에 카페리 여객선이 늙어서 선령만기로 운항 중단되며, 날씨에 영향을 아주 많이 받는 소형 여객선만 움직이고 있는 이 때.. 언제 배가 뜰지도 모르는데 예약을 어찌 잡겠소. 

 

거기에 따로 해운사에 차를 실어 가야하는 상황인데, 망할. 해운사가 두개나 있는데 둘 다 월수금 포항 출발, 화목토 울릉 출발이란다. 아니~! 하나는 월수금 포항출발, 하나는 화목토 포항출발로 번갈아 해서 매일매일 다녀야지. 한군데만 있으면 어쩔 수 없다지만 이건 뭔 개똥같이 두개가 같이 다니는거지?? 왜애?? 와이??? 뭔 이런 비합리적인 운행이 있나... 

 

월요일 오후 3시까지 포항 해운사에 가면 실어주는데. 저녁 7시 출발. 화요일 아침 7시 울릉도 도착. 짐 내리고 화요일에 바로 3시까지 울릉도 해운사 가서 다시 차 실코. 저녁 7시 출발하면 수욜 아침 7시 도착. 최소 3일 잡아야 하고. 머니머니 하면 이사센터겠지만.. 자칫하다간 화욜 못실으면 목욜 실어야하고 그럼 금욜 도착하고.. 그럼 어마 머니.. 앞으로 일년을 일 안하고 개길 생각하면 머니머니해도 머니를 챙겨야하는 미션 때문에 개고생이 답이다였지... 

 

두번째 난관은 날씨.

 

3일을 최소로 잡은 이유는. 화물차를 실으면 1명만 그 배에 탈 수 있는데.. 12시간이 걸림. 그래서 대부분 차 실어놓고 여객선을 타고 들어가는데.. 요즘 울릉도로 다니는 여객선들은 뻑하면 결항. 대형 카페리 여객선이 2020년 2월말에 운항 중단되고 울릉 주민들 불편이 극에 달하고 있는데.. 공모사업이 진행중에 있으나 진행중만 되고 진전이 전혀 없어 말이 엄청 많았다. 그럼.. 여객선을 못타면 차만 울릉도에 도착하고 사람은 못들어가는 불상사까지 계산에 넣어야하니. ㅋㅋㅋ 헛웃음밖에 안나옴. 

 

넉넉잡아 차는 5일정도 쓴다 보고. 변덕이 판치는 봄날씨에 예지력까지 써서 날짜를 정해야하는 하드미션.

 

이 큰 난관들을.

정말 감사하게도 우리 경주 돌핀호 서슨장님께서 도움을 주시기로 해서 마음을 놓았는데.. 능력자 윤브이님께서 탑차를 준비해주셔서 완전 갬동의 편의를 득템하였뜸. 두분 다 진짜 완즌 애정합니데이~!! ㅋㅋ 

 

울 윤브이님이 협찬해주신 탑차를 겟~한 날. 밀양집 뺀다고 고생해준 청도청년도 감싸감싸~ 이리보면 정말 난 인복하나는 타고난 듯. ㅋㅋ 쪼매난 17평 아파트에 뭔 짐이 그렇게 많았는지.. 가구도 별로 없는데 싸다가도 미칠뻔 했지만 차에 실다가도 미칠뻔. 완전 테트리스의 끝판왕을 깨는 느낌. 실상 울릉도가 택배비가 비싸니 이사하기 전 미리 택배를 다 시킨것도 한 몫. ㅋㅋㅋ 그래도 탑차라 안전하고 맘 편하게 갈 수 있는 행운은.. 사랑해요 윤브이!! 우윳빛깔 윤브이!!

 

허나... 역시나 고난은 빠지지 않지요. 미래해운에 차량선적 예약하고 여객선도 따로 예매했는데. 울리는 알람... 여객선 결항. 뚜둥. 어쩔 수 없이 오빠야 혼자 탑차를 데리고... 한명만 탈 수 있는 12시간짜리 배에 몸도 실어야하는... 으어어어어.. 그렇게 오빠야는 혼자 이사짐과 떠났다. 

 

울릉도 차량선적 정보에 관한 포스팅은 (https://bassnori.tistory.com/399) 여기에. ㅋㅋㅋㅋ

 

운항시간이 길어서 그런지 편의시설은 좋아보였음. 

저렇게 편안하게 갔다는 사진을 받으니 맘에 좀 나아졌는데. 그때 함께하지 못해서 참 미안하고 맘이 안좋았다. 22일 월요일 오후 출발. 23일 화요일 오전 도착. 빡씨고 빠르게 짐내리고 바리 화요일 오후 출발. 수욜 오전 도착. 뭐 이런 개스파르타가.... 그래도 배에서 꿀잠 푹 잤다고 하나도 안피곤하다는 울 오빠야. 많이많이 애정해요~

 

차를 다시 가져다줘야하니 짐만 내리고 바로 나와, 다시 우리 차랑 오빠야 애인 데리고 들어가는 그 날은, 이사의 끝이겠지. 이사의 끝은 정리의 시작이겠찌. 그것은 또 다시 시작되는 개고생이겠찌. 젠장. ㅋㅋㅋ 

 

어쩔 수 없이 촉박한 시간때문에 울릉도 사동인력에서 두 분을 모셨는데 34장. 탑차가 왕복 41장. 우리차 편도 22장. 오빠야애인이 9장. 우리 몸 14장. 최소로 잡았지만  120장. ㅋㅋㅋ 1톤 탑차 용량이었으니.. 이 정도면 육지에서는 포장이사값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일년 살꺼면 대충 옷만 챙기고 풀옵션으로 간다는데..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삶이든 생활이든 집이, 가장 나에게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실감하여.. 좋은 집은 아니더라도 내게 좋은 기분을 주는 집에서 지내는 것이 제일 중요했다. 어차피 밀양집도 기한이 끝나서 빼야했는데 그 짐들을 버리기도, 어디 맡기기도 거시기 했고. 1톤 탑차 한 차면 뭐 별거 있는것도 없지만.. 유난이라는 말을 많이 들은 듯. 

 

매번 고생끝에 골병온다하면서 스케일을 늘리는 나도 참... 

 

 

그래도 거의 다 완성되어가는 지금은.

이 선택이 아주 기특했다고 생각함.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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