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31 울릉도 들어온지 2일차.
다음날 해는 밝았고.
눈 뜨자 말자 믿기지 않는 집 밖 풍경에 넋 좀 놓아보다가. 배고프니 일단 밥 부터..... 먹꼬 싶어도 우리는 아직 아무것도 없다네. ㅋㅋㅋㅋ 울릉도는 아직 도시가스도 없고, LPG가스도 이제 배관설치를 한다고 뒤집어까며 도로통제 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직까진 다들 가스통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냥 인덕션을 사용하기로 했음.
그러므로. 주문해놓은 덕션이가 오기 전까진 우린 부탄가스 신세. ㅋㅋ 박스로 싼 짐들을 무작위로 쌓아놔서 하나씩 다 찾아써야하는 판이라.. 빈속은 정신건강에도 해로우니
컵라면 대령이오~~~ ㅋㅋ
옥상캠핑 때 모카포트에 쓰려고 코베아 미니버너 간지블랙으로 샀는데.. 빤딱빤딱한 새건데.. 첫손님이 컵라면이라니.. 언니가 미안해 ㅜㅜㅜ
그치만. 그냥 바닥에 앉아 컵라면을 먹어도 행복이 차오르는 이 기분은 무엇인가. ㅋㅋ 한 젓가락 먹꼬 밖에 보고. 두 젓가락 먹꼬 밖에 보고. 시선이 닿는 곳 마다 미소가 활짝활짝 피어나니.. 아직도 이게 꿈인지 생신지 모르게 설레고 있다.
컵라면 하나 먹으면서도 이리 행복하게 실실 거릴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지. 울릉살이. 쫌 많이 최고야.
가벽 완성~~!!
사실. 처음엔 타공판 파티션으로 생각했었는데.. 일년에 그 가격은 낭비일 것 같다하니 능력자 울오빠야가 뚝딱뚝딱 만들어줬다. 울릉도 자재상에서 각목 한 단 27000원 주고. 베니어 합판 2장 기억안남. ㅋㅋ 확실히 울릉도가 육지에 비해 비싸긴 하다. 자재도 사가고 싶었었지만 자리음씀... 그래도 저렴하게 방 한칸(?) 만들었음! ㅋㅋ 못질 안하고 딱 맞게 고정시켜둔거라 나중에 나갈땐, 빼버리면 그만.
짐 사이에서 짐들에 치여가며 정리를 해야하는 고충... 그래서 짐 중에 제일 많은 양을 자랑하는 옷부터 해결하려 했었는데.. 분명 박스에 네임스티커를 다 붙여놨는데.. 떨어진 것들도 한몫했지만.. 대충대충 써놔서 노는동안 다 까먹꼬 뭐뭐가 들었는지 기억이 안남 ㅜㅜㅜ 그래서 일일이 다 까서 봐야했음. ㅜㅜㅜㅜ
이렇게 옷방을 한칸 만들고 후딱 헹거쳐서 옷짐부터 밀어넣어놓기. ㅋㅋㅋㅋㅋㅋㅋ
리클라이너 캠핑 의자 일광욕 시킬 겸 옥상에 올라와 꿀 휴식 타임 즐기기. 울릉도 집 옥상 뷰면 이 정도는 되줘야지. 음음. ㅋㅋ 그치만.. 찍어 논 사진을 보면서 내 머리속엔, 벽에 색칠을 빨리해야겠다는 생각만 가득가득. ㅋㅋㅋ 이 좋은 전경을 해치는 저 드러운 벽때기들은 뭐냐고요 ㅜㅜㅜㅜ
할일은 태산인데 몸뚱이는 한개네. 눈 떠서부터 정리질인데 집에 쌓여있는 짐들은 줄어들질 않음....
그러던 중 전화가 왔찌.
오빠야 사촌형님 두분이 (큰형아, 작은형아) 서면 남양에 살고 계시는데, 들어오기 전부터 엄청 많이 챙겨주셔서 도움을 많이 받았었다. 이 날도 밥 먹자고 전화주시고~ 이때다~! 윤븨님표 등갈비 전달하러가기. 신선도가 생명인 고기들인데... 집들이는... 이미 글렀꼬... ㅋㅋㅋㅋ 선물로 변신!
남양 가는길에 코너를 똬악 지나는데 우어어어어어~~~~ 카메라에 담지 못하는 어마어마한 일몰이... ㅜㅜ 마치 하늘이 나에게 물음표를 띄우는 느낌. 매우 좋아! 완벽해! 넘쳐~! ㅋㅋ
화면과 달라요. 사진과 달라요. 가 이런 것.
진짜 어떻게 표현할 수 없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하늘빛깔에 그저 감탄사만.
이게 우리 동네라니. 이게 우리 동네라니. 이게 우리 동네라니. 이게 우리 동네라니!!! ㅋㅋㅋㅋ 앞으로 수도없이 볼 풍경들이지만. 봐도봐도 안질릴것 같은 이 끝없는 경이로움에 또 한번 감사를 해보며.
작은형아의 손맛.
선물로 들고 갔으나 민폐식객이 된 우리. 뚝딱뚝딱 휙휙휙휙 요리를 해주시는데. 완즌 핵꿀맛~!! 넘나 맛나게 우리가 잘 먹어버렸습니다요...
그리들에 쟈글쟈글 익어가는 김치등갈비찜에~ 부지깽이까지 쏙 들어가고~ 생명이에 쌈까지 싸버리면~!!
딩굴딩굴 굴러서 집에 가, 바로 뻗지요.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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