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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 놀이/울릉 일기

울릉놀이 #06 : 쭈우욱 집정리를 해봅시다..

by 배스노리 2021. 5. 21.

2021.04.03 이제 울릉도 들어온지 5일차인데.. 오빠야는 새벽부터 형아한테 일 불려나가고.. 

 

느즈막히 일어나 커피한잔 먹으며 바라본 집꼬라지는... 음...

 

우어어어어 ㅜㅜ 창고가 이 보다 더 깔끔하겠다싶은 집구석. 이것들을 도대체 어떻게 정리해내야 하는 것일까.. 한숨이 나와야 하는데 헛웃음이 나온다. ㅋㅋㅋ

 

멍때리고 있는데 옆집 수리중이신 사장님께서 먹으라고 주신 계란. 안그래도 아직 덕션이도 안오고 정리도 안되다보니 장도 안봐서 오빠야랑 외식만 하고 있었는데.. 오빠야가 일을 가서 혼자 뭘 먹어야하나 고민하던 차에 이렇게 감사할때가. 울릉도 텃새 심하다는 이야기를 엄청 들었었는데 그렇지만도 않은 듯. 

 

해야할 것은 천지빼까리지만, 하고싶은 것 먼저 하기. ㅋㅋㅋ 큰 짐들 먼저.는 개뿔. 힐링이 필요한 시점이었달까. 끝 없는 정리질에 소소한 행복 찾기라고 칩시다. 

 

근래 자주 느낀다. 몬스터 테이프는 사랑이었다.

 

그리고 시작 된 뺑끼질.은 아니고. 가벽에 작업할 로드거치대와 릴거치대를 위해. 딱 그 부분만 먼저 뺑끼칠해놓기. ㅋㅋㅋㅋ 

 

다음날 비 온다는 소식에 밖에 있던 자재를 집 안으로 넣고 나니 더 창고신세.

 

일 마치고 온 오빠야랑 울릉도 맛집 선상곱창에 가서 시원~한 양푼이 동태탕 챱챱하고 

 

집에 오니.. 촉촉하게 젖어가는 저동 시내가, 나의 오늘을 또 반짝반짝하게 밝혀준다. 

 

세상 이쁜 우리 동네. 아직도 우리 동네라는 것이 놀랍고 실감나지 않지만. 매일매일 행복을 가져다 주는 광경들이 이제는 당연한 권리가 되어있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나는 무수한 선택들을 해왔다. 그 모든 선택들은 어찌되었든 다 나를 위했을 것이고, 어떤 방향이든 내 만족을 밑바탕에 뒀을 것이다. 그로인해 좋았던 때도 있었고, 나빴던 때도 있었으며, 힘겹고 괴로웠던 때도 많이 있었다. 지금 선택 역시 그런 일들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하나 분명한 것은. 그 어떤 선택을 했던 때 보다.. 너무나도 큰 만족감과 행복이. 가득 차고 있다는 것.

 

시간이 지난 후, 내가 어떻게 변해갈지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허나. 내 삶의 이야기 중 가장 행복했던 때 중 하나 일 것은 불변이지 싶다. 

 

정말.

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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