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울릉 놀이/울릉 일기

울릉놀이 #254 : 끝없는 대설 타임, 바린행님의 온정

by 배스노리 2023. 6. 28.

등유 구출 작전 그거 좀 했다고.. 다음날 나는.. 앓아누웠다. 목구멍이 따끔따끔하기 시작하더니.. 눕기만 하면 기침이 끊임없이 나오고.. 기침하다 복근이 생길 정도로 우렁찬 감기가 걸려있었음. 

 

23년 1월 27일. 하루 꼬박 시름시름 거리다가 정신을 좀 차리고 일어나 창 밖을 보는데..

 

겨울 울릉도 눈

 

시옷비읍.. 

.........

그 고생 왜 했던가...

내길이 사라졌다.. 

 

그래도 살아야 하기에.. 뭐라도 먹어야겠지 하며 거실을 어슬렁 거리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빠야 울릉도 친구인 바린이행님께서, 빠야가 내가 밖에도 못 나가고 갇혀서, 시들어가고 있다며 부탁을 했단다. 길 좀 내달라고... 씻지도 않은 거지 몰골과.. 우렁찬 복근 기침으로 손님을 맞았다. 

아니.. 아저씨. 그렇게 걱정이 되더라도.. 일단 내 의사도 좀 물어봐주고 부탁을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겨울 울릉도 눈

 

옥상 어딘가에 파묻혀 있을 눈삽을.. 끝내 찾지 못하고.. 발로라도 최선을 다해보겠다며 들어가 쉬라는 따뜻한 행님의 말씀에.. 아끼고 아꼈던 청청이네 감말랭이를 손에 쥐어드렸다. 

 

겨울 울릉도 눈
겨울 울릉도 눈

 

빠야한테 톡으로 보내준 사진. 울 집까지 계단이 80개 정도인데.. 계단의 위치가 확인되는 모습에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복합적인 감정이 올라왔다.  퇴근하고 피곤할 시간에.. 이리 울 집까지 와서 수고를 해주고 가신 바린행님. 꼭 그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 다음날 바깥 외출을 해보겠습니다.

 

감기약이 없어 약국을 가긴 가야 할 것 같다. 

 

 

23년 1월 28일. 오전 7시 32분.

허나.. 잔인한 하늘은 나의 노력도, 바린행님의 노력도 아주 쏘복쏘복 덮어버렸다. 

 

겨울 울릉도 눈
겨울 울릉도 눈

 

아하하하하하... 하.. 하. 

계속 계속 리필이 되고 있는 울릉왕국의 대설 타임. 

 

웨지감자

 

혼자 웨지감자나 맛있게 해먹꼬 계속 잠이나 잤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