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이글루 만들기.
21년 울릉도 대설경보가 뜨며 폭설 57cm가 쏟아 쳤던 날. 앞전에 곰팅이가 녹기 전에 플러스, 옥상에 눈이 넘쳐날 때 이 정도는 해봐야 되지 않을까 싶어.. 항상 내 버킷에 있었던 이글루 만들기를 도전하자 맘먹었다.
앞전 포스팅
https://bassnori.tistory.com/599
진짜 50cm나 넘는 눈을.. 내가 살아생전 보게 될 거라곤 정말 생각조차 못해봤는데... (눈 구경 어려운 경상남도에 살았었기에.. ㅋ)
그런 날이
뚜뚱~하고 생겨났다~!!
집 앞에 놓여있던 화분들은 하얗게 사라지고.. ㅋㅋㅋㅋ
집 밑, 주차장의 차들도 하얗게 사라지려 하고 있었다.
낚시 장화까지 신고 슈퍼 가려 나왔는데.. 길도 안 보이고, 계단도 안 보이고..
음. 포기. 그냥 집에 있자요.
저 사진의 발바닥은, 길바닥에 닿지 않은 상태다. 반은 눈 위에 떠 있음. 많이 위험할 것 같아 돌아서기.
이렇게 자동 강금이 된 김에 시작된
이글루 만들기~!
정말..
진짜..
완전..
너무..
심하게..
불.태.웠.다...
처음 벽돌 만들 때만 해도.. 즐겁고 웃고 있었는데..
단순 반복 작업만 계속되니 허리 아픈 게 더 빨리 잘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앞전 눈사람 만들기도 충분히 허리가 쪼매씩 아파지긴 했지만, 그걸 잊고 잼나게 만들어졌었다. 근데 이건.. 정말.. 너무.. 지루해졌었음.
눈 삽까지 준비했었는데.. 군인들이 왜 눈을 쓰레기가 내린다고 싫어하게 되는지.. 알 것 같은 기분이랄까. 삽질로 조각조각 다져지는 내 관절들.
꾸미자고 작은 벽돌 한층씩 번갈아 쌓으려 했었는데, 한 줄 하고 바로 포기. ㅋㅋ 만드는 정성에 비해 공간 차지를 너무 안 해준다는 걸.. 왜 해보고서야 생각이 들까. ㅋㅋㅋ
첨엔 의기양양하게 내가 벽똘 만들어쥬께~!! 하며 빠야한테 속도 내라 요청했었는데.. 좀 지나니 생각이 확 바뀌었다. 얼른 같이 벽돌부터 다 만들어놓고, 같이 붙여가자고 바로 꼬리 내리기.
뭐. 쨌든. 완성했으니
즐겨야지요!!
원래는 이글루 안에서 열기를 내면 얼음이 더 단단하게 결속? 고정? 된다는 정보를 보고, 우린 '고기 꾸바묵짜!!!'며 대패삼겹살을 사놨었다. 근데.. 생각보다 너무 오래 걸린 작업에 토할 만큼 피곤해져..
일단 컵라면 하나 먹꼬~!! 잠부터 쫌 자고~!! 일어나서 놀쟈~!! 했음.
기왕 카메라 세워 둔 김에 겁나 대충 찰칵찰칵 했는데...
이 것이 마지막으로...
자고 일어나니 또 사라졌다는.. 슬픈 이야기.. 사실. 일어나지도 못했닼ㅋㅋㅋ 몸 져 누움. 이글루 위치가 침대방 위였는데.. 이미 자려고 누웠을 때, 천장에서 쿵 하고 뭔가 떨어지는 소리가 나서.. 아.. 녹고 있구나 했었다. 예상대로 하루 만에 신기루처럼 사라진 이글루.
그래.
덕분에 맛난 고기
집안에서
땃땃하고
편하게 먹었다.
고~~오오오오오오맙다. 치자.
이때의 타격이 꽤 컸는지.. 21년 겨울의 눈 놀이는 이렇게 끝이 났고. 지금은 22년의 눈이 내린다. 울릉 일기가 밀려, 킵해져 있던 거.. 눈 오니 생각나서 먼저 올리기.
다시, 뭐 어쨌든. ㅋ
버킷리스트 하나를 해냈다는 것과, 이렇게 사진으로도 남고 추억으로 남았다는 것은. 매우 만족스런 일임은 분명하다. 단. 두 번 다신 이글루 만들기는 하고 싶지 않다.
그래놓고..
누가 벽돌 만들어 주면 다시 만들고싶다 했음. ㅋㅋㅋㅋㅋ
끝.
'배스노리의 > 호작질 놀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앱코 T프로 헬멧 블루투스 연결 & 사용 방법 (0) | 2023.03.24 |
---|---|
펭수 눈사람 만들기 : 울릉도 화이트 크리스마스 (1) | 2022.12.26 |
눈사람 만들기 : 울라프, 코카콜라 북극곰 눈 놀이 (1) | 2022.12.19 |
티스토리 8년만에 스킨 변경 (0) | 2022.02.16 |
자작 차량용 로드 거치대 : 저렴허접한 셀프 낚시대 정리 (0) | 2021.09.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