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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 놀이/울릉 일기

울릉놀이 #112 : 마마님과 깃대봉 데이트. 북면 울릉도 명소

by 배스노리 2022. 11. 30.

마마님과 울릉도 명소, 북면 깃대봉 데이트.

 

깃대봉 : 경북 울릉군 북면 나리 산 24-1

 

울릉살이 첫 해, 첫 추석. 육지 나가려고 전화 한 나에게, 나오지 말라는 마마님. 그래도 명절인데..는 내 생각이었을 뿐. 쿨한 우리 가족들은 멀고 험한데 만다 나오냐고 그냥 쉬라길래 살짝 섭섭해볼까 해띠 다 계획이 있었다. 마마님 큰아들 내외와 마마님 남편께서~ 마마님 모시고 포항에서 맛난 밥 먹꼬~ 마마님만 배 태워서 울릉도로 보냈네? ㅋㅋㅋ

 

끼얏호~ 우리 간만에 우리 둘이 오붓한 시간을 보내겠꾸만요~!!

 

그렇게 배 빵빵하게 여객선을 오르신 울 마마님께선.. 오시는 내내 4시간 동안 화장실 근처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쩜쩜쩜... 내가 그거 잘 알지.. 다 토해내면 더 이상 나올 것이 없을 줄 알았는데.. 기어이 한 방울이라도 더 짜내며 내 오장육부를 쫀쫀하게 만들어줬던.. 그 기분도 내가 잘 알지.... 

 

이렇게 고생하고 들어와 첫날은 쫌 쉬고. 다음날인 2021년 9월 19일. 정말 오랜만에 엄마랑 함께하는 등산 놀이. 친한 언니가 글쿠 좋다고 강추를 했던 깃대봉 등반!! 

 

깃대봉을 오르려면 먼저 나리분지를 통해, 알봉 둘레길을 가야 한다.

 

 

메밀밭을 지나면 깃대봉 등산로 입구가 보이는데.. 그 말인 즉.. 둘레길을 (내 기준) 한참 들어가야 깃대봉 올라가는 길이 있다는 뜻이다. 위 사진 노란 별표 부분쯤에 깃대봉 오르는 길, 입구가 있다. 둘레길이 총 6km, 2시간 소요이면... 초입인 나리분지 기준으로 거정 중간 위치. 깃대봉 오르는 입구까지 우로 가나 좌로 가나 1시간 가야 함. 

 

(메밀밭 정보 : https://bassnori.tistory.com/430 )

 

울릉놀이 #31 : 알봉 둘레길. 숨은 명소 메밀밭

2021.05.09 언냐랑 울릉도 맛집으로 유명한 추산마루에 돈까스를 먹으러 갔다가.. 예전에는 태하에 있었던것 같은데 저동으로 이사해서 해맸네.. 그렇게 맛있다고 언냐한테 추천받고 갔는데.. 가게

bassnori.tistory.com

 

허리가 안 좋았던 나는.. 21년 초에만 해도 둘레길도 다 못 돌아서 빠야한테 업혀 나오고 했었지... 울릉도 들어오고 많이 좋아져서 이번에 울릉도 첫 등산 도전이라.. 약간 긴장이 되긴 했지만, 깃대봉 입구에서 깃대봉까지는 약 30분?도 안 걸려 언냐네 멍멍이도 매번 같이 올라갔다는 말에... 용기가 생겼음. ㅋㅋ 

 

섬백리향 군락지

음. 

가다 보니 아차 싶더라.

 

왜 감쟈가(언냐네 멍멍이) 나 보다 훨씬 월등하다는 걸.. 생각 안 해봤을까. 

 

알봉 둘레길 억새밭

 

날씨가 정말 좋았던 그날. 가을 하늘은 진리죠. 메밀밭 가기 전 가득 찬 억새에 눈이 뿅뿅. 울릉도는 4계절을 다 봐야 한다는 말이 엄청나게 공감되었던 그날의 풍경. 봄에 왔을 때랑은 정말 또 다르다. 

 

 

씬나서 마마님과 찰칵찰칵~

메밀밭은 6월에 엄빠 같이 찍은 사진도 많고 해서 패스. 바로 깃대봉으로 출발~~!! 하려는데

 

 

음... 등산로는 정말 얼마나 고생을 하셨을까 싶게.. 안전하게 만들어 놨는데.. 

 

 

경사도는.. 정말 버겁네요... ㅜㅜㅜㅜ

 

 

제 체력이 쑤레기라서 그렇겠지요...? ㅜㅜㅜ

 

 

고지가 눈앞이긴 한데..

 

 

내 눈앞은 왜 이리 깜깜한 것 같습니까... 

 

깃대봉에서 보이는 현포항

 

전망대 오르기 전에 사진 찍는 척 한숨 돌려보고.

 

깃대봉에서 보는 나리분지

넴~!! 드디어~!! 도착했쑤다~!!!!

 

울릉도 깃대봉 전망대

사랑하는 우리 마마님~ 기특해서 한 컷. ㅋㅋㅋㅋ 

 

허접 깃대봉 파노라마 컷

 

좀 짜증이 났던 건.... 

깃대봉 전망대가 팔각형으로 되어있는데.. 백패킹을 하는 3명이.. 텐트를 쳐놓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오후 5시가 되기 전이라 일몰시간이 되려면 2시간가량 더 남은 시간에.. 팔각의 각 면마다 볼 수 있는 풍경도 다르고.. 고생한(?) 시간에 맞게 즐기고픈 전망대 이용을, 이렇게 이기적으로 막아놓은 사람들이.. 과연 자연을 즐길 자격이 있을까. 

 

버젓이... 야영금지라는 팻말이 붙어 있음이 더 화가 났다. 

 

 

이러고 마마님 사진을 찍어줘야 한다는 것에 승질이 팍팍 났는데.. 매 시간 해맑게 웃어주시는 울 마마님과의 데이트가 망쳐지기 싫어, 나도 그저 해맑게 웃으며 감정을 내렸다. 

 

취사금지는 과연 지켰을까. 백패킹 즐기는 사람들을 참 멋있게 봤었는데.. 이 날로 환상이 완전 깨졌다. 

 

타인의 즐거움을 뺏어가며, 오로지 자신들만의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은. 과연 그 즐김이 진정한 힐링으로 작용할까. 그저 거만한 자랑에 취해 정신 승리를 하며, 얻을 수 있는 최대의 가치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어떤 자유든, 책임이 함께 해야 완성이 된다. 그때 인성도 함께 갖춰짐을.. 나도 경각심을 가져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깃대봉에서 내려오던 길.

 

이쁘게 자리 잡은 버섯 보며 기분 풀기.는 개뿔. 이쁘면 독버섯이라던데... 이거 선물로 가져다주면 배탈 나서 병원 가려 내려올까..라는 생각 들자마자 나도 참 아직 인간 되긴 멀었구나 하고,

 

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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