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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 놀이/울릉 일기

울릉놀이 #31 : 알봉 둘레길. 숨은 명소 메밀밭

by 배스노리 2021. 6. 18.

2021.05.09

 

언냐랑 울릉도 맛집으로 유명한 추산마루에 돈까스를 먹으러 갔다가.. 

 

추산마루 돈까스

예전에는 태하에 있었던것 같은데 저동으로 이사해서 해맸네.. 그렇게 맛있다고 언냐한테 추천받고 갔는데.. 가게를 옮겨서 그런 건가 언니도 이게 아닌데 하고.. 내 입맛에도.. 음... 가격에 비해.. 음.. 음... 사장님이 바뀐 거 같진 않은 거 같다는데.. 음.... 

 

쨌든. 언냐랑 점심 먹꼬 잡혀서.. 알봉 둘레길이란 곳을 가게 되었다. 

 

주소 : 경북 울릉군 북면 나리길 598

경북 울릉군 북면 나리 89-1

 

카카오맵 스카이뷰

 

나리분지 주차장에 차를 대고, 왼쪽 동그라미 부분으로 걸어갔던 듯. 동그라미 갈림길에서 아래쪽으로 돌았던 거 같다. 

 

알봉분화구 탐방로 안내도

알봉

 

알봉은 나리분지의 북서쪽에 위치한 해발 538m인 작은 이중화산이며, 정상에는 분화구의 흔적도 남아있다. 20세기 초, 전라도 사람들이 울릉도에 와서 배를 만들 나무를 구하러 산을 올랐다가 마치 알처럼 생긴 봉우리를 발견하여 이때부터 알봉이라고 불렀다. 

 

알봉은 나리분지가 만들어진 후에 형성되었다. 지하에 있던 마그마가 분출하여 화산이 만들어지면서 마그마가 수축하였고, 이로 인해 마그마 위에 있던 화산이 무너져내려 나리분지가 만들어졌다. 그 후 마그마가 나리분지의 틈을 따라 분출하였는데, 멀리 흐르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봉긋한 돔의 형태로 알봉을 만들었다. 

 

그렇다고 합니다. 쩜쩜.

 

위에 안내도 사진은 한바퀴 돌고 나올 때쯤 찍은 거라 저 지도상의 우측 가운데 너와집과 투막집이 우리가 출발했던 길인 것 같다. 이미 너무 힘들어 알봉 분화구 탐방로는 패스..... 

 

알봉 둘레길

지도에 투명선 표시길이 알봉 둘레길. 총 6km로 소요시간은 약 2시간. 을 미리 알았더라면 대충 가다가 나왔을 건데... 아직 1시간 이상 걷는 것이 빡신 허리병자라... 눈물 찔끔거려가며 거의 다 나왔을 때 저거를 봤지...

 

 

멋모르고 눈누난나 걸어갔던 둘레길 초반 입구.

 

알봉 둘레길 투막집

여기까지는 산뽀처럼 설렁설렁 잘도 왔찌. 오솔기 시원하고 평탄하게 오다가 펼쳐지는 넓은 공간에 우와~ 

 

여기서 잠깐. 입구 들어갈때 당연히 둘레길 도중 화장실이 있을지 알고 조금 가고 싶은 거 참꼬 그냥 들어갔다가... 나올 때까지 진짜 씨끕하는지 알았다. 화장실 이리 봐도 없고, 저리 봐도 없고, 암만 봐도 없음. 없음. 없음!!!!!!!!!!! 깨끗하고 깔끔한 화장실 최상의 울릉도였는데... 알봉둘레길 코스에는 화장실이 없습니다. 미리 해결하고 들어가세요......

 

투막집을 보고 희망을 가졌던 나는 처참하게 좌절했다... 

 

헌데.

 

메밀밭

 

뭥미???? 갑자기 펼쳐진 푸른 초원에 깜놀. 여기가 울릉도 숨은 명소 메밀밭이라고. 

 

도깨비터

 

뭐라 표현 할 수 없는 감동이 있었는데 설명할 방법이 없네. 메밀밭을 도깨비 터라고도 한다는데 왜인지는 모르겠음.

 

메밀밭 솟대

허수아비와 솟대가 고즈넉하면서도, 시원하게 뚫린 평야와 푸른 하늘이 청량감을 준다. 이 넓은 곳에서 아기자기함을 느끼는 아이러니. 

 

 

메밀꽃 개화 시기인 9월에, 눈 쌓인 겨울에. 꼭 다시 와서 그때그때의 계절을 담아보고 싶다. 

 

 

메밀밭을 지나면 나오는 흔들 다리.

 

 

오호라. 완즌 부실해 보이는 것이 제법 스릴 주는데? 여기까지가 딱. 좋았다.

 

이 뒤로는 업다운 있는 등산 같은 둘레길에 욕을욕을 열심히 하면서 허리 붙잡다가 골반 붙잡다가.. 떨어져 나가는 관절들에 곡소리 내면서 눈물 찔끔찔끔 흘리느라 경치고 뭐고 즐길새 없었음.... 빠야는 걱정이 됐는가 계속 업히라는데.. 화장실이 급하니 업혔다간 힘주고 있는 복근 풀리면.. 정신이 요단강 건널 것 같아 시도도 못하겠고.. ㅜㅜㅜ 진짜 어떻게 끝까지 왔는지 지금도 가물가물하다. 증말 아찔한 산책(?)이었던 듯. 

 

용출소도 궁금했지만 패스, 알봉분화구도 궁금했지만 패스. 다 패스. 다 패스. 그렇게 나오자마자 언능 차 타고 집에 가서 누웠지.... 

 

허리 좀 나수고 난 다음에 깃대봉과 분화구, 용출소를 위해 날 좋은 날 다시 도전하는 걸로. 너무 좋아서 너무 아쉬웠던 알봉 둘레길이었지만.. 뭐 일 년 살 건데~ ㅋ 다시 올 땐 꼭 화장실 먼저 갔다가 출발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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