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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 놀이/울릉 일기

울릉놀이 #73 : 내 생일!! 내 생일!! 내 생일!!

by 배스노리 2021. 8. 14.

2021.07.04

 

어릴때부터 우리집은 생일을 아주 잘 챙겨서 생일은 극진대우, 너님최고로 살아왔기에. 뭔가 생일에 대한 의미부여가 큰 것 같다. 그러다보니 습관적으로 생일에 대한 나의 기대는 아주 높다. 그렇다고 뭔가 대단한걸 해야하는건 아니고.. 그냥 내 만족도가 높은 시간을 보내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아침을 잘 안먹는 나에게 아침의 묘미를 일깨워주신 우리 정셰프님의 노력에 죄송하게.. 빠야가 출근하면서부터 다시 아침을 거르는 내가 되어가고 있었는데.. 눈 뜨자 말자 펼쳐져 있는 상. 

 

들깨 좋아하는 내 취향 맞춰 들깨미역국이 똬악~!! 

 

다 먹고 나니 일 뺀 빠야가 뭐하고 싶냐는 말에 냅다 옥상!!을 외쳤다. 사실 내가 지금껏 살며 정말 하고싶었던 연애할 때의 버킷이 있었는데, 그것은 도서관 또는 서점 데이트. 

 

아따 날씨 직이네~

 

쨔자쟌~!! 

 

옥상 그늘에서 간식거리 들고 책읽기 세팅 완료~!! ㅋ 

 

 

나는 보라찌에게 받았던 '완벽한 삶을 훔친 여자' 빠야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고양이'

 

 

크으~ 집중하는 울 빠야를 보니 밀려오는 이 행복감~!!

 

고요하고 여유로운 일요일을 만끽했던 최고의 내 생일. 타이밍 좋게 책 마지막 쯤 나왔던 구절.

 

 

참 이상도 하지, 삶이란.

우리는 행복을 찾지만 생존이 너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존재. 우리는 기대를 너무 높이지 않으려 하지만 사실 제자리걸음을 하며 시간을 낭비하거나 이 삶이 아닌 다른 삶을 살 수는 없었을까 하는 헛된 생각에 빠져 있다. --- 돈이 더 많았으면, 더 예뻤으면, 더 젊고 더 운이 좋았으면, 또는 그 모든걸 다시 처음부터 시작했으면 하는 헛된 희망으로 가득해서.

 

몇달전까지만해도 그 옛날을 떠올리며, 내가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하는 헛된 희망에 정신만 오염시켰던 부질없고 어리석었던 시간들이 있었는데.. 저 구절을 공감은 하면서도 감정은 아무렇지 않음이 얼마나 다행스럽고 행복하던지. 나는 지금 그렇지 않다를 확인시켜주는 듯해 오히려 위로? 격려?가 되어버린 느낌이랄까. 그래서 저 구절을 오늘 만났음에 더 행복감이 고양됐다. 

 

그리고 저녁.

 

 

과일 크레이프 케이크를 만들어주려던 빠야는 거의 다 하고 날씨 변화를 생각 못한 생크림 만들기에서 실패를 해버려..

 

초 세지마라이

 

울면서 뛰어나가더니 케이크를 사왔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울릉도 들어오고 생일이 다가오자 걱정 되는 것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기프티콘이었다. ㅋ 내가 밀양에 들어가 지내다보니 지인들이 따로 찾아오기엔 멀어 생일때면 기프티콘이 많이 들어왔었는데.. 울릉도에는 빠바도 엄꼬 뚜레도 엄꼬 베스킨도 엄꼬 투썸, 스벅, 뭐 그냥 다 없다!! 거기에 도서산간 배송료가 있어... 선물을 받아도.. 받고 싶으면 내가 택배비 내고 받아야하는... 뭐 그런 개떡같은 경우도.. 슬쩍 거시기 했었는데..

 

그래서 카톡에 생일을 비공개로 바꿨지. 빠야가 있음으로 은근슬쩍 지나가보기 시도.

 

그럼에도.

 

택배가 미리 와버린 것도 있었찌. ㅋㅋ 감싸감싸굽신굽신

 

마마님께서 주신 초음파 세척기
커플티랑 에기
여성 건강식품
모기퇴치등 ㅋㅋㅋ
캔들워머

그치만 혹시가 역시였던 것들도 있었찌 ㅋㅋ

 

이눔시키ㅋㅋㅋㅋㅋ

 

알고도 였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이랄래 ㅋㅋㅋㅋㅋ 이런건 자랑해야지. ㅋㅋㅋㅋ

 

울릉도 덕분에 처음으로 카톡봉투라는 것도 받아보고~ 요즘은 시대가 변해 계좌번호를 몰라도 송금이 가능해져 현금 선물들도 받꼬 ㅋ 넴. 거부하진 않았어요. ㅋㅋㅋㅋ 어찌 이리 울릉도 들어오곤 엔돌핀이 끊임없이 마구마구 샘솟는건지. 소소한 행복의 생일을 보내려했는데, 인복 부자~ 올해도 넉넉한 마음 감사하게 잘 받았습니다. 

이렇게.

최고의 생일을 선물받았던.

너무너무 좋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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