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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 놀이/울릉 일기

울릉놀이 #68 : 울릉도 거북손 채취하기

by 배스노리 2021. 8. 9.

2021.06.29

 

아침에 밭에 물 주려고 나가보니 

 

 

엄뭐나 세상에. 얼마전 마마님이 텃밭에 뿌렸던 씨들이 새싹이가 되었다. ㅋㅋ 17일에 뿌렸으니 12일이 지났는데.. 씨에서 식물이 되는 것은 처음 본지라 벌써 이만큼 자란것이 너무 신기했음. 

 

 

파릇파릇 싱싱한 새싹들.

 

 

가지도 벌써 땅에 닿으려고 한다. 원래 밭에 심으면 다 이런 것인가. 울릉도라서 이런 것인가. 물 흠뻑 주고 이 날은 빠야 일하는 곳에 거북손 채취할 겸 놀러가기로 한날. 우리 빠야는 특수용접을 전문으로 하는 용접사이다. 큰형님께서도 울릉도에서 용접일을 하시고, 그러다보니 울릉도에 와서도 여기저기서 많이 찾아 일복이 터진다. 

들어오기 전에 약속한게 육지에서만큼 안벌어도 여기서 덜 쓰면 되니 적당히 벌고 놀자였는데.. 도와달라고 부르니 안갈수도 없고.. 울릉도는 원래 주말이고 뭐고 없다고 비 오는 날만 쉬는 날이라며 자꾸 부르니.. 이제는 일주일에 하루는 꼭 쉬기로 약속이 정정되어 있음. 젠장. 

 

그치만 이번 일은 엄청 마음에 들었던 것이. 바로 행남해안산책로 보수 공사~!! 언능 후딱 고쳐져야 나도 댕길 수 있기에 아싸라비야하고 잘 다녀오세요 했지. ㅋㅋㅋ 

 

도동항뒤로 있는 산책로는 지금은 일반인 출입 금지라 빠야가 일하고 있는 이때가 기회~!! 거북손 채취하기 놀이를 할 겸, 빠야 데리러 갈겸. 퇴근 시간 맞춰서 저동 옛길로 혼자 출발~!! 작년에도 혼자 여행와서 혼자 잘 갔던터라 고민없이 출발했는데.. 집에서 저동 옛길 입구까지 가다가 잠깐 고민했다. 고까지 가는데도 숨이 헐떡헐떡하고 골반이 땡김. ㅋㅋㅋㅋㅋㅋ 지치는 마인드에 응원 받고자 마마님께 전화했더니 '인생은 다 혼자다' 시며 바쁘다고 화이팅 하시곤 끊음. 쳇. 

 

2시가 넘어가고 빠야가 전화가 오는데... 서프라이즈 해주려고 안받음. ㅋㅋㅋ 저동 옛길로 들어서 산 하나를 넘으려니 거기도 보수 공사를 하는지 작업자 분들과 대풍감에서 본 멍석이랑 통나무들이 막 있었다. 못가나 싶어 인부분들께 내려가면 안되냐고 여쭈고, 가도 된다고 지나가라 하셔서 어영부영 내려가는데.. 골반이 땡기다 보니 보폭이 작아져 뒤뚱뒤뚱 내려가니까 나를 보는 인부분들마다 "조심!조심!" "살살!살살!" "천천히! 천천히!"를 외치신다. ㅋㅋㅋㅋ 허옇게 질렸다는 말에 빵 터지면서 인사하며 내려갔음. ㅋㅋㅋ 

 

가며 뵙는 인부분들마다 너무 친절하게 인사를 해주셔서 감개무량하게 기분 좋은 산책(?)이 되었다. 

 

 

철수네 민박을 지나 해안가로 오면 분명 앞전까지 무너진 건물과 쌓인 쓰레기로 정말 볼품없었던 곳이 있었는데!! 왠열 싹 치워졌다. 대박. 이걸 어떻게 치웠을까. 진짜 얼마전에 빠야랑 왔던터라 너무 신기해서 빠야 보여주려고 사진 찍기. 

 

 

드디어 만난 우리 빠야~~ ㅜㅜㅜ 빠야는 저 쇠기둥(?) 보수작업 일을 한다고 들었음. 덕분에 마이삭 이후 첫 출입한 일반인이 되었지 않을까 하지만... 누가 못가게 하면 우리 오빠야 일하고 있어서, 만나러 가요란 말을 준비 중이었는데 아무도 안물어서 한번도 못 말해본게 좀 아쉬움.. ㅋㅋㅋㅋ 

 

원래 여기까지 한 한시간이면 올걸 나는 이 날 두시간이 걸렸지.. 망할 허리. 언능 꼭 빨리 나수고 말테다!! 

 

드디어 거북손 만날 시간. 

 

 

충격적인 비주얼이... 까만벌레가 붙어있는가 싶어서 가만히 보고 있는데.. 저 더듬이 같은것이.. 만각이라고 거북손이 손? 이었다... 저걸로 플랑크톤을 여과 섭식한다고.. 아.. 내가 참 비위가 좋은편인데.. 뭔가.. 뭔가.. 뭔가.. 

겁나 시르다아아아아아 ㅜㅜㅜㅜㅜ

 

그래도 오긴 왔으니 각판이 열린것은 패스하고 꼭꼭 다물고 있는 아이들로 물색하기. 거북손은 뿌리? 끝까지 꺼내야 먹을만한게 그나마 많아져 뾰족한 도구로 깊이 훅 파내는 것이 좋다했다. 도구가 없으면 따기가 정말 힘들다. 힘든게 아니라 안될 듯도... 

 

채취방법은 유툽에 거북손 채취하기 검색하면 설명이 엄청 잘된 영상들이 많이 나와있어서 패스. 뭔가 동심파괴 같은 느낌적인 느낌을 받아버렸네... 다음부턴 빠야가 따와서 손질해준것만 먹어야겠다는.. 다짐 아닌 다짐을 하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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