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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 놀이/울릉 일기

울릉놀이 #49 : 탐색 낚시

by 배스노리 2021. 7. 12.

2021.05.30

집 정리가 어느 정도 끝이나니 드디어 한가하게 포인트 구경할 겸 탐색 낚시를 다닐 시간이 생겼다. 그래서 한바퀴 돌면서 포인트도 봐놓고 짬낚도 하자고 나서기.

작년에 들어왔을 때, 울릉도는 마치 배스낚시하는 내가 해창만 처음 갔을 때와 같은 기분이었달까. 섬 한바퀴로 작은 방파제들이 간간히 있어서 발판도 너무 좋고 뭔가 던지면 다 나올 것 같은 기분이었다. 특히 바람 터질 때 맞바람 반대 방향으로 가버리면 뒷바람을 기대할 수 있겠구나가 너무 들떴었는데... 이번에 들어와서 돌아다녀 보니 분명 서쪽도 맞바람 이었는데 동쪽도 맞바람인... '???????' 이런 충격을 받았었찌... ㅋㅋㅋㅋㅋㅋ

생각보다 바람이 잦고, 쌔고. 괜찮게 봤던 갯바위들은 맨날 파도 샤워하며 멀쩡하게 드러나있는 시간들이 적고. 현지인 찬스를 못받으면 난감하겠다싶은 멘붕의 순간들이 생겼지. 뭐 어딜가나 마찬가지겠지만 발품만이 길이겠죠.


파핑 나온 빠야 옆에서 에깅 액션 연습이나 하다가. 꽝 치고 돌아서는 그대의 쓸쓸한 모습을 남겨드림. ㅋㅋㅋ 앞전에 여기서 현지인 노부부를 만났었는데 할아부지께서 이 포인트의 이것저것 설명해 주시며 파도가 넘어오지 않는 날이 드물어 아쉬운 곳이라고 하셨었다. 뱅애를 하시던 두 분의 모습이 너무 멋있었는데.. 우리도 어느 날 누군가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돼보고 싶다.

쨌든, 신발까지 젖어가며 들어와봤는데에... 꽝은 쳤으나 멋진 뷰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포인트였음. 여기 느무느무 이쁨. ㅋㅋㅋ

도동항

호떡 먹으러 갔다가 들려본 도동.
육지에는 산란무늬가 이미 잡히기 시작해서 간간히 조황 소식이 들려오기에.. 그냥 무늬도 잘 못잡지만. 산란무늬는 꼭 한번 잡아보고픈 용기만 가상한 에깅초보는 일단 무조건 던져봅니다. ㅋㅋㅋㅋ 역시. 잡힐리가 있나요. 꽝은 쳤지만 눈은 호강했으니 됐다. ㅋㅋㅋㅋㅋ

작년에 여행 들어왔다가 충격먹은 도동항이었다. 십년전에 한달반 울릉살이를 하고, 십년만에 작년 여름 다시 울릉도를 방문하게 됐었는데. 십년전은 낚시를 모를때이고, 십년 후는 낚시를 알게 된 후라.. 울릉도의 애정함은 같았으나 느낌은 엄청 달라졌었지.


작년에 저동에서 출발해 행남해안산책로를 돌았는데.. 뒷편에 도동항으로 넘어와 내항을 걷다가 깜놀. 그 작은 내항안에 길 바로 옆에서 미터급 부시리 두마리가 놀고 있는데.. 이건 뭔가 컬쳐쇼크였다.

영상 2:47초에 나옴.

대삼치 낚시를 즐기게 되어 빅게임에 관심이 가던터라.. 부시리는 배타고 먼 바다까지 나가야만 볼 수 있는 어류인지 알았다. 눈 앞에서 알짱거리고 있으니 환장하며~ 쳐다만 봤음... ㅜㅜ 혼자 여름휴가 여행으로만 왔던지라 낚시장비는 1도 안챙겨 왔었으니.. 가져왔다한들 못잡았겠지만 눈이 떼지질 않는데..

울릉도는.. 도동항에 부시리도 오고, 무늬 오징어도 오는. 매우 매력 쩌는 동네였다는 것을 이때 알게 되었다. 저동항 촛대 바위 걷다가 키로급 무늬 오징어가 둥둥 날아다니는 것도 볼 수 있고.. 루어인들의 눈을 돌게 만드는 동네는 확실 한 듯. ㅋㅋ

결국 그렇게 울릉 일년살이가 정말 시작되버린 것에 아주 큰 영향을 줬지.

음. 네. 결국 다 꽝이요. ㅋㅋㅋㅋㅋㅋㅋ

정셰프님 생선까스

그래도 이렇게 재미있는 자급자족 식생활이 계속 되고 있다. 원하는 것이 선명하게 있을 때는 실망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아직은 집 바로 앞에서 낚시대를 던질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니, 이 마음이 계속계속 이어지길 바라며.. 산란무늬의 기대치를 내려본다?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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