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삶을 훔친 여자. 호주 범죄소설가 마이클 로버텀의 책이라던데, 작년에 지인이 읽어보라고 줬던 책을 이제서야 다 읽었다.
두 명의 여성이 주인공이었고, 그 중 한명이 블로거라는게 한층 더 흥미를 줬다. 티스토리가 소통의 매개체는 아니지만, 나 역시 취미나 추억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입장이라.. 메그의 심리가 나오는 부분 중 간혹 작은 공감대가 형성되는 부분들이 좀 더 집중하게 해줬던 듯.
모든 사람에겐 저마다 완벽한 삶에 대한 이상향이 있다. 슈퍼마켓 파트 타임 점웜으로 일하는 애거사에게 완벽한 삶은 바로 메건 쇼니시의 삶이었다. 아무리 고군분투해도 결코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을 당연한 듯 누리는 메건을 보며, 애거사는 조용히 은밀하게 그들 삶을 뒤바꿀 계획을 구상해나간다. <인터넷 교보문고>
워낙 유명한 소설이라 리뷰는 충분히 차고 넘칠거라.. 내가 인상 남았던 부분들만 남겨보기.
비밀의 가치는 당신이 그걸 감추고 싶은 사람에게 달려 있습니다. 부인은 거기에 꽤 높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죠. 저는 그게 무가치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누군가는 늘 대가를 지불해야 하죠.
턱 막혔던 부분. 책을 놓은지 오래되니 이해력이 딸리는지. 맥어티어가 말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아직도 아리까리하다. 잭이 외도를 했다는 사실이 있으니 무가치 할 수도 있다는 것이고, 메그의 비밀의 댓가가 불안함이란건가. '비밀에는 대가가 존재한다' 대가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으나, 그렇게 생각해보니 그 말도 맞는 것 같다.
인생을 온전하게 만들어주는 건 장소가 아니라 사람들이다.
울릉도에서 지금 일년살이를 하며 힐링을 하고 있는 지금. 여러 관계와 상황들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지금만큼 평온하고,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이 시간을 행복으로 느껴 본 적이 있었던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지금 역시. 장소의 덕을 보고 있긴 하지만, 나 홀로 였다면 이 만큼의 충족감을 느낄 수 있었을까 싶다. 지금의 충족감이 사람으로 인해서라 생각하면 저 말은 충분한 공감이 되기도 한다.
참 이상도 하지, 삶이란. 우리는 행복을 찾지만 생존이 너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존재. 우리는 기대를 너무 높이지 않으려 하지만 사실 제자리걸음을 하며 시간을 낭비하거나 이 삶이 아닌 다른 삶을 살 수는 없었을까 하는 헛된 생각에 빠져 있다. 곧 우리는 모든 남들과 똑같이 신을 모르고 돈에만 혈안이 되어 남의 등에 칼을 꽂는 지치고 질투심 강한 인간들이 될 것이다. 돈이 더 많았으면, 더 예뻤으면, 더 젊고 더 운이 좋았으면, 또는 그 모든 걸 다시 처음부터 시작했으면 하는 헛된 희망으로 가득해서.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난 저 헛된 생각과 헛된 희망에 동참하고 있었다. '더'로 시작하는 저 모든 헛된 희망들이 전부 다.. 내 생각과 너무 동일해서 잠깐 멍할 정도로. 뭘 했다고 왜 내가 벌써 이 나이인지 억울하고 절망을 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돈에만 혈안이 되고 남의 등에 칼을 꽂고, 질투를 하진 않았다는 것은 다행인걸까.
이 곳에 들어와 날씨 좋은 날, 옥상에서 그늘을 만들어 책 한권 들고 누워 여유를 즐기고 있는 이때. 이 부분을 읽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존에서 도망쳐 기대를 다 버리고 막 가고 있을지도 모를 이 시간, 앞으로의 삶은 어찌될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내 정신은 가장 호강을 하고 있다.
누구나에게 존재한다는 저마다의 완벽한 삶에 대한 이상향. 사실 이상향이라는 것이 여러가지의 비교 조합으로 만들어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다. 결론은 오롯이 내가 세운다지만 기준은 어쩌면 다 타인들에게서 오는 것일 지도 모른다. 더 나은 모습, 또 더 나은 모습. 시간이 지날수록 더더 나은 모습들이 생겨날 것이고.. 그 것들은 미리 알 수도 없을테니 결국은.. 완벽한 삶이라는 것 자체가 모순인 듯 하다. 전제가 모순이니.. 존재 할 수가 있을까... 소설 속 그들의 삶 역시 완벽한 이는 없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완벽한 삶에 대한 이상향이라는 것이 없는 듯 하다. 그만큼 목적의식 없이 나태하게 살고 있을 수도 있지만.. ㅋ 지금은 당분간 그렇게 쉬고 싶고, 이런 내 모습이 지금은 아주 마음에 든다. 지친 영혼부터 좀 달래야지. 그래야 다시 일어설 힘이든 뭐든 만들어내지. 라는 합리화로. ㅋ 간만에 책을 읽었더니 정신이 돌아오려해서 큰일이네. ㅋㅋ 쫌 만 더 놀아야징~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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