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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 놀이/울릉 일기

울릉놀이 #21 : 싱크대 시트지 리폼

by 배스노리 2021. 6. 5.

2021.04.24

 

아침에 일어나 꼼지락 거리고 있으니 옆 밭에 아저씨께서 밭 갈다가 나왔는데 먹어보라며 더덕을 주셨다.

 

더덕 샤워

나리분지 갔다가 득템했던 섬백리향 슬쩍 디피하기. ㅋㅋ 언능 뿌리만 내려줘. 좋은 흙에 옮겨줄께~!

이것이 울릉도 토종 더덕인가~!! 우리 정셰프님 바로 손질 들어가시고

 

더덕구이

양념장 뚝딱뚝딱 만들더니 더덕구이 도전하심. ㅋㅋ

 

 

언냐가 준 다시마랑 언냐가 알려준대로 무친(?) 비빈(?) 명란젓이랑 달래간장이랑~ 자연식 밥상이 똬악~!! 우리는 당분간은 귀찮으니 햇반으로 살자고 로켓으로 박스를 시킨지라 매번 밥이 간지가 안난다. ㅋㅋㅋ 

 

그리고 드디어 도착한 시트지~ 

 

 

한칸만 뜯어서 해보자 했는데..

처음 해보는 울 빠야는 한개를 해보더니 우와아~ 하면서 한개씩 한개씩 문짝을 다 떼고 있고..

 

 

피곤해 죽을라면서 결국 모든것을 끝내셨습니다. ㅋㅋㅋㅋ 

 

확 밝아진 주방~ 이사오고 한 것 중에 제일 맘에 드는게 로드거치대랑 싱크대라는 빠야. ㅋㅋㅋ 수평까지 아주 진지하게 맞추더라. ㅋㅋㅋㅋㅋ 이것이 셀프의 묘미죠~ 별거 아닌데 겁나 뿌듯함. ㅋ

 

항상 뭔가를 혼자하다가 말만 하면 뚝딱뚝딱 해주는 사람이 있으니.. 내가 안했는데 하고 싶은게 되어있는 이런 상황들이 참 낯설고 기분이 묘하다. 허리 통증 때문에 빠야는 나한테 20리터 쓰레기 봉투도 못 들게 한다. 쪼금만 윽 해도 하지말고 가만있으라고. 뭐 들라하면 하지말고 부르라고. 이런 애지중지를 처음 겪어보니.. 아니네. 내가 허리 아프기 전까진 내가 하는걸 편해하고 누가 도울라치면 내가 한다고 못하게 했었지. 역시. 타이밍도 인생에서 참 중요하긴 한 것 같다. 처음 겪는데는 내 탓(?)도 있긴하네. 아픈게 긍정적 시너지 효과가 되다니. ㅋㅋㅋ 쨌든. 이런 애지중지를 처음 겪게 되니, 뭔가 속에서 차오르는 감동이랄까 감격이랄까.. 생소한 감정이 뒤섞여 나를 변화시키는 것 같다. 

 

의지하거나 기대는걸 참 싫어했는데 요즘은 따뜻하고 든든하게 느껴진다는게 참 신기하다. 이만큼 신뢰를 줄 수 있다는건 그만큼 좋은 사람이 내게 와줬다는 것이겠지. 감사함과 미안함이 소중함과 애틋함으로. 이렇게 점차 돈독해졌음 좋겠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고. 항상 경각심을 가지며 변화하되, 변질되진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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