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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스노리의/육냥일기 놀이

랭이 육냥일기 > 51. 새가족 새끼고양이 딩이 입성기.

by 배스노리 2016. 3. 15.

랭이와 함께하며 생활한지도 어언 1년이 다 되어갈 때. 작년 초 봄이었던 것 같다. 봄인데도 자꾸 비오고 바람불고 엄청 추워서 봄이 봄으로 느껴지지 않을 때. 간만에 내려간 고향집. 우리 동네 대장 고양이인 소망이가 뭘 물고 오길래, 간간히 쥐 잡으면 나한테 칭찬받으러 물고 와 당연 쥐라고 생각하고 기겁하고 도망갔었다. 헌데 나한테 오는게 아니라 내 방으로 들어간다. 내 방은 창고를 개조해서 따로 본채와 나눠져 있는데, 지금은 내가 타지에 살기에 거정 다시 창고가 되어가는 분위기인 곳. 뭐지 싶어 따라갔더니 침대방으로 들어가 침대 밑으로 들어갔다 나간다. 후레쉬를 켜고 밑을 보니. 헐. 완전 낳은지 얼마 안된 새끼 고양이 3마리.  


보일러도 돌아가지 않는 냉방 침대 밑에... 것도 천쪼가리 하나 없는 차가운 냉골에... 짐 좀 챙기려 내가 문 연 사이 그 틈을 보고 비를 피하려 새끼들을 물어왔나보다. 헌데 뭔가 좀 이상하다. 한마리는 계속 삐약 거리는데 나머지 두마리가... 아무래도 느낌이.. 침대를 당겨 보니 역시나.. 두마리는 죽어있다.   


소망이 이거 어디갔나 불러도 안오고 찾아도 안보이고. 2시간 고민을 했다. 다른 새끼고양이들이 살아있다면 서로간의 체온으로 소망이의 부재에도 괜찮을텐데. 소망이가 이리 안오면... 소망이가 없을 때 마다 혼자 있어야 하는 저 새끼를 어떻게 해야할까.


새끼 고양이는 3개월까지가 가장 위태하다고 들었었다. 결국 두마리는 묻어주고 남은 한마리는 건강하고 튼튼하게 만들어 다시 데려오자는 결론. 이것이 생명을 위함이 아니라 내 이기심일지도 모른다. 헌데 다른 방법은 생각이 안나고 저대로 죽으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가득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 


쨌든. 이러저러해서 우리 집에 새 가족이 들어왔습니다아~~~!!



성은 '문' 이름은 '딩' 문디손 진짜 정말.. 랭이보다 별나다. 다른 형제들이 약했던게 아니라... 이 놈이 엄청 강했던 것 같다. 그래서 다행이긴 한데...



식탐이 어찌나 쌘지 젖병 한번 물리려면 내 손가락에 기스가 수백개는 나야된다. 지금껏 많이 굶고 지냈는가 분유만 보면 아주 미친듯이 달려든다. 마음이 급해서 손을 투다다닥 거리면서 내 손가락을 할퀴는데 입에 젖꼭지 물리기가 그리 어려울 수가 없다. 갈수록 분유 주는 시간이 내가 무서울 정도. 주기 전에 마인드컨트롤 안하면 쪼려서 젖병 들기가 두렵다. ㅜㅜㅜ 



랭이는 정량에 반을 안먹어 걱정이었었는데 이 놈은 분유가 없어질때까지 끝까지 먹는다. 말리려고 해도 소용이 없다. 너무 급하게 먹어대서 채할까 좀 천천히 먹게 하려 빙빙 돌려야 내 마음이 안심이 되고. 그렇게 쭉쭉쭉 빨아 배가 터지려 하는데도 계속계속 먹으려 들고 손을 할퀸다. 검색을 해보니 많이 굶주렸던 새끼들은 기회가 왔을 때 채우려고 한다고. 원하는 만큼 계속 주다보면 지금이 아니라도 또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서 점차 스스로 양 조절을 한다는데... 도대체 그 양 조절은 언제쯤 할까......... 하긴 할까...... 


랭이 때 4시간에 한번씩 알람 맞추고 분유 주다가 내가 골병날뻔 했던게 이제사 떠오르고... 그 악몽을 다시 겪어야 한다는 것에 좌절했는데. 이 놈은 그 모습이 너무 불쌍해서 내가 피곤하다 생각할 틈이 없다. 니 놈도 난 놈. 매력 박 터짐. 에라이 ㅜㅜㅜ  


헌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랭이가... 지금껏 살면서 다른 고양이를 처음 본다는 것. 나도 랭이와의 인연이 고양이와의 첫 만남이라... 검색으로 랭이를 키워왔었는데... 랭이가 딩이를 너무 무서워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딩이는 랭이한테 다가가고. 랭이는 하악질을 하며 도망가고... 일단 그 이야기는 다시 하는 걸로 하고.


우리 집에 새로운 가족. 새끼 고양이 딩이가 왔습니다~~ 우리 집에 있는 동안 튼실하고 건강하게 행복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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