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바람이 엄청나게 불며 낚시는 엄두도 안 나게 했던 울릉도에도, 따뜻한 봄날이 왔다. 이미 날씨 어플을 보며 오후 쇼어지깅을 생각하고 있었던지라 어떤 포인트에 갈지만 정하면 됐음. 기왕 나가는 거 오후 피딩에 맞춰 쇼어지깅을 좀 하다가, 저녁 먹고 바로 볼락 록피싱을 마무리로 귀가하기로 했다.
2023년 5월 1일.
원래는 일요일부터 따자캠스 사장님이랑 선상 빅게임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날씨 때문에 너울성 파도가 너무 심해 월요일로 미뤘다가, 오늘도 날씨가 안좋아 또 미뤄진 상황. ㅋ 그래서 다 같이 갯바위 빅게임으로 바꿨는데.. 빠야가 정말 정말 가고 싶어 했던 포인트가 하필(?) 낙찰.
현지인들의 한치 포인트로 유명하길래 맨몸(?)으로 포인트 구경하러 가본게 1년이 넘은 것 같다. 아무것도 안 들고 가면서도 꿍시렁꿍시렁을 을마 했던지.. 이런 곳을 채비까지 다 챙겨서 들어왔다가, 채워진 라이브웰까지 들고 나온다고??? 말도 안 된다고 경악한 포인트. 등산 한번 하고 낚시해야 하는.. 걸어 걸어 기어기어 그 포인트 보다 훨씬 더 심한 곳이라고나 할까..
그치만.
우리 빠야가 가보고 싶다 하면 가줘야지!!
포인트 도착.
이미 씬난 울 빠야.
열심히 쇼어플러깅을 시작한다.
따자캠스 행님도 쇼어플러깅에 재미 붙으셔서..
나만 지깅.
이미 따자캠스 행님께선 스쿠버 포인트 다니며 여기저기의 낚시 스팟 수심을 외우고 계셨다. 여기도 좋아보여 살펴보셨다는데... 요 앞으로는 8m 에서 25m의 수심이고 캐스팅 비거리에 따라, 좌측에서부터 우측으로는 30~50m 권도 있다며 설명해주셨음. 내 지인중에 인간 네비게이션으로 불리는 동생이 있는데.. 갑자기 떠오름. 따자캠스 행님 별명은 이제 인간 플로터로 해야 하는가. ㅋㅋㅋ 역시, 능력자님들과 함께하면 뭔가 편안해진다.
몇 번이나 플러깅에 따라오는 부시리일지 대방어일지 사이즈 괜찮은 물보라가 생겨났지만.. 히트로 이어지지 않는다. 아쉬운 비명만 요래죠래 들리는데.. 지깅에는 또 반응이 없다. 요즘 울릉도는 파핑이 대세. 그치만.. 이미 체력 후달린 나는.. 지깅이 편함..
그렇게. 부채꼴로 카운트하며 바닥 지형 탐색.
바로 우측 앞으로 큰 여가 물속에 있어 메탈을 드드득 드드득 긁어 올리게 만들어, 캐스팅하고 착수 후 2번째 액션을 주면 빡시겠구나.. 생각은 했으나. 좀 더 좌측으로 던지면 괜찮을 것 같아 첫 액션 후, 베일 열고 또 폴링을 시켰다. 바닥 찍고 밑걸림 확인 차 크게 들어 올리는데 퉁~ 하는 느낌에 여에 메탈 박힐까봐 빠르게 들어올리기!! 긁긁긁긁 느낌이 들어 딱 하나 남아있는 레인보우 크롬지그 80g을 사수하고자 마음이 급해졌다.
열심히 고패질하며 메탈을 들어올리는데 묵직함이 어깨까지 타고 온다. 수초 걸린 상태에서 여에 닿으면 이건 끝이라는 생각에 더 빨리 끌어올리기. 내 울릉도 낚시 타임에.. 레인보우 크롬지그만큼 나를 챙겨줬던 아가 없었는데.. 인생 첫 부시리도, 손 맛 재밌었던 노래미도.. 다 떠라 먹꼬 지금 야 하나밖에 없는데.. 이 마음만 심각하게 급했나 보다.
그러다 정신이 확 드는 순간~!! 초릿대가 달달 떨린다!!! 와.. 조졌다. 챔질 안 했는데... 이제 와서 다시 하기도 애매한그 같은데.. 왜 고기 일거라곤 1도 생각 안 했을까. ㅋㅋㅋ 그래도 호옥씨 호옥씨 아닐 수도 있으니 정말 조용하게 티 안 내고 랜딩 하기. ㅋㅋ
에헤라디야~ 여윽씨 첫 수는 나야 나~!!
바이트가 맞았다! ㅋㅋ 이런 딩구. ㅋㅋㅋㅋ 뭐, 꺼냈으면 된거죠~ ㅋ 울 레인보우가 또 레인보우 했구만.. 허허허. 고오맙쏘! 덕분에(?) 바닥에서 겁나 급하게 올라와진 임마는... 입 안으로 내장이 올라와 있었다... 미안하다. ㅜ
고기 확인되고 슬그머니 자랑하러 올라가기. 뭔지 모를 임마의 정체는 바리바리다금바리가 아닌 썽어썽어능성어였다. 첨에 빠야가 다금바리라고 해서 내 물고기 도감 첫 등장을 기념하려고 인별질 했다가 인친님께서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셨음. ㅋ 배스로 낚시를 입문하니.. 수많은 종류의 바다고기들은 너무 어렵다.
그래서 대충 검색해 보니 제주도에선 자바리를 다금바리로 부른다고. 그래서 아~ 자바리구나 했다가... 근데 또 자바리와 능성어와 다금바리는 다 다르단다.
아몰랑 할란다.
ㅋㅋㅋㅋㅋㅋㅋ
쨌든. 맛있는 회라니
먹어야지요.
따자행님네서 맛나는 능성어 회를 에피타이저로 먹꼬, 본메뉴는 삼겹살. 살에서 단맛이 확 퍼진다. 찰지고 달달한 능성어~ 매력 있는데? 빠야가 너무 맛있게 먹어서 내가 또 잡아주기로 했다? ㅋ
후식으로는 따자쉪님의 명이 오일 파스타까지 챱챱. 너무 맛있어서 심각한 과식을 해버려... 어쩔 수 없이 소화시킬 겸 동네 록피싱 짬낚을 갔음? ㅋㅋ
오늘따라 사이즈 괜찮았던 볼락들.
게 중에 제일은 빠야의 금뽈라구 3짜~!!
전갱이 사이즈들도 나름 쏘쏘 했다. 문제는... 너무 간만에 보는 왕사미에... 금뽈인데... 이걸 손질해서 얼리기가 너무 아깝다는 거...
그럼...
또 먹어야지요....
전갱이 손질하다 좔좔 흐르는 기름에 감탄하며 포 뜨시는 정셰프님. ㅋㅋ
결국.
우리의 첫 담금주인 꽃사과주를 꺼내 이 순간을 즐겼다는 이야기로 마무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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