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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놀이/공감 글귀

좋은 글, 시 : 김재덕,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

by 배스노리 2023. 3. 31.

김재덕님의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
 
심심하면 해보는 유입 경로 구경하기였는데.. 뜬금없는 키워드를 봤다.
 

좋은 글 좋은 시

'아니라고 할땐 그만한 이유가있겠지'라.. 의아해서 눌러보고.. 둘러보다가 발견한 글. 때마침 마마님께서 사준 히야신스와 천리향 꽃이 지고 있음에 서운해하던 찰나라.. 더 공감을 해버렸달까. 좋아서 공유하기.
 

좋은 글 좋은 시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

 
꽃망울 맺을 때는
예쁘게 꽃피기를 바라지 않고
그냥 피고 싶어서 피웠을 것이다
 
꽃잎이 시들 때는
꽃 지는 것에 서러워하지 않고
그냥 한세월 노닐다
가뿐히 갈 것이다
 
인간과 밀접한데도
자연은 그렇다
그 어떤 것에
얽매이지 않을 뿐더러
가야 할 시기에 탓 없이 간다
 
사람들은 어떤가
희로애락에 온갖 표현에
토마저 달며
지나치게 오두방정을 떤다
 
사랑의 피리를 엇박자 내다가
이별의 징 소리에 가슴 덜컹했다가
또 다른 사랑의 팔불출일 것 같다
 
너도, 나도 그래왔듯이
저마다 감정이 있겠다지만
유별나지 않던가
 
사람은 자연 일부분일까
전대미문의 우주 속 우월감일까
난, 사람인지 미물인지
말 못 하겠다
 
- 김재덕
 


출처를 못 찾겠다.. 김재덕님이 시인인지 작가인지.. 열심히 찾아봤지만.. 정보가 너무 없다. 저 시를 쓰신 분의 글을 더 읽어보고 싶은데.. 아쉽다.
 
얽매임과 온갖 표현, 오두방정, 유별, 우월감. 어찌나 푹푹 찌르던지.. 머리가 너덜 해졌다. ㅋ 그 모든 집합체가 내 울릉놀이인 듯한데... 그 집합체가 없음은 또.. 인생이 너무 무료할 것 같기도 하고. 나에겐 결국 적절함을 찾아야 하는, 중도의 문제로 결론이 나는 것 같다. ㅋ
 
그냥 피고 싶어 피었고, 질 때가 되어 가뿐히 가고. 가야 할 시기에 탓 없이 가는. 그 어떤 것에 얽매지 않는 자연. 자연스러움... 자연스럽다는 말이 그렇게나 힘들고 어려운 말이었다는 것이 새삼 놀랍다. 너무도 당연하게.. 자연스럽게 하라는 말을 남발했던 내가.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모르고, 그저 썼다는 사실도 새삼 놀랍다. ㅋ 
 
감정에 길들여진 사람이란 존재가. 득도를 함이. 참 대단한 일인데... ㅋ 무소유의 법정스님 정도가 되어야 자연의 일부분일지를 조금이라도 고민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 보지만.. 이 마저 지나친 오두방정일지도.. ㅋ 배움과 흡수는 일단, 내 몫 만큼만 해보는 걸로. ㅋ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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