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덕님의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
심심하면 해보는 유입 경로 구경하기였는데.. 뜬금없는 키워드를 봤다.
'아니라고 할땐 그만한 이유가있겠지'라.. 의아해서 눌러보고.. 둘러보다가 발견한 글. 때마침 마마님께서 사준 히야신스와 천리향 꽃이 지고 있음에 서운해하던 찰나라.. 더 공감을 해버렸달까. 좋아서 공유하기.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
꽃망울 맺을 때는
예쁘게 꽃피기를 바라지 않고
그냥 피고 싶어서 피웠을 것이다
꽃잎이 시들 때는
꽃 지는 것에 서러워하지 않고
그냥 한세월 노닐다
가뿐히 갈 것이다
인간과 밀접한데도
자연은 그렇다
그 어떤 것에
얽매이지 않을 뿐더러
가야 할 시기에 탓 없이 간다
사람들은 어떤가
희로애락에 온갖 표현에
토마저 달며
지나치게 오두방정을 떤다
사랑의 피리를 엇박자 내다가
이별의 징 소리에 가슴 덜컹했다가
또 다른 사랑의 팔불출일 것 같다
너도, 나도 그래왔듯이
저마다 감정이 있겠다지만
유별나지 않던가
사람은 자연 일부분일까
전대미문의 우주 속 우월감일까
난, 사람인지 미물인지
말 못 하겠다
- 김재덕
출처를 못 찾겠다.. 김재덕님이 시인인지 작가인지.. 열심히 찾아봤지만.. 정보가 너무 없다. 저 시를 쓰신 분의 글을 더 읽어보고 싶은데.. 아쉽다.
얽매임과 온갖 표현, 오두방정, 유별, 우월감. 어찌나 푹푹 찌르던지.. 머리가 너덜 해졌다. ㅋ 그 모든 집합체가 내 울릉놀이인 듯한데... 그 집합체가 없음은 또.. 인생이 너무 무료할 것 같기도 하고. 나에겐 결국 적절함을 찾아야 하는, 중도의 문제로 결론이 나는 것 같다. ㅋ
그냥 피고 싶어 피었고, 질 때가 되어 가뿐히 가고. 가야 할 시기에 탓 없이 가는. 그 어떤 것에 얽매지 않는 자연. 자연스러움... 자연스럽다는 말이 그렇게나 힘들고 어려운 말이었다는 것이 새삼 놀랍다. 너무도 당연하게.. 자연스럽게 하라는 말을 남발했던 내가.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모르고, 그저 썼다는 사실도 새삼 놀랍다. ㅋ
감정에 길들여진 사람이란 존재가. 득도를 함이. 참 대단한 일인데... ㅋ 무소유의 법정스님 정도가 되어야 자연의 일부분일지를 조금이라도 고민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 보지만.. 이 마저 지나친 오두방정일지도.. ㅋ 배움과 흡수는 일단, 내 몫 만큼만 해보는 걸로. ㅋ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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