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울릉 놀이/울릉 일기

울릉놀이 #162 : 울릉도 대표 특산물 산마늘 명이 나물.. 지옥 알바놀이

by 배스노리 2023. 2. 4.

2022.04.04 ~

울릉도 유명 특산품 명이 나물로 알려진 산마늘. 고산지대에 자라는 산나물로 약용으로는 마늘보다 효능이 월등하다고 한다. 섬유질이 많아 고기와의 궁합이 좋고 항암작용, 자양강장 효과, 만성피로 해소, 콜레스테롤 저하, 세포노화 예방, 시력 보호 등 여러 효능이 있으나 꽃이 필 경우 미량의 독성이 생기기 때문에 꽃이 피기 전 수확을 해야 해 채취 기간이 4월부터 약 한 달 정도밖에 안된다. 

 

그래서 4월이 되면 울릉도는 매우 활발해진다. 식당 하시는 분들도 가게 문을 닫고 명이 채집에 몰두하신다고.

 

울 동네에서 우리를 가장 많이 챙겨주시는 우리 밑에 밑에 집 고바우펜션 사장님. 어느날 갑자기 사람이 너무 없다고 좀 도와달라고 하셔서 지금껏 감사한 것도 있고.. 정말 별생각 없이 콜 했다가 시작된 나의 명이지옥기... ㅋㅋㅋㅋ

 

 

이것은, 산에서 채집해온 명이를 받아 한장 한장 이쁘게 개는 일이다. 요렇게 적당량을 묶으면 깨끗하게 씻어서 명이 장아찌를 담근다. 

 

처음엔 고바우 사장님 댁에서 시작을 했는데... 와.. 진짜.. 별 생각없이 쉽게 봤다가 큰 코 다쳤다.. 한 2시에서 3시쯤 아저씨가 산에서 명이를 채집하고 내려와 넘겨주시는데.. 그때부터 개기 시작해 저녁 8~9시에 끝날 거라곤.. 진짜 상상도 못했달까. 안그래도 허리가 안좋은데.. 그 자리에 앉아서 몇 시간을 하고 있으니 진짜 죽을 맛. ㅋㅋㅋㅋㅋ 

 

그냥 한번 도와드리면 되는건가 가볍게 생각해버렸던 나는.. 정말 무책임했던 나 자신에게 크나큰 절망을 했더랬지. ㅋㅋ 멤버를 짜면 그대로 끝날 때까지 맞춰 진거란 걸... 첫날 해보면서 알겠됐음. 내가 빠지면 셋이서 하던 걸 둘이서 하게 되는 거라.. 명이철이 시작되면 이미 여기저기 조가 다 맞춰져서 다른 사람을 구하기도 빡신거시였따아... 

 

쨌든. 뭐든 일을 하기로 했으면 책임은 져야지. 호옥시 호옥시 다른 사람 구해지면 꼭 교체해달라고 의사전달은 하고.. 결국 끝까지 했다는 이야기. ㅋㅋㅋ

 

명이 김치

앞전에 처음 먹어봤던 명이 김치. 명이는 처음 들어왔을 때 생으로 쌈 싸먹어 본 것과 명이장아찌로만 먹어봤었는데.. 김치로 먹었을 때의 맛은 또 다른 핵꿀맛의 신세계. 고바우 사장님은 손맛이 일품이시라 매번 주시는 반찬을 정말 맛있게 먹었었다. 역시는 역시죠. 명이 장아찌도, 명이 김치도~ 다른 곳에서 먹었던 것 보다 훨씬 맛있음!! 

 

 

요렇게 며칠 고바우에서 하다가.. 바닥에 양반다리로 앉는게 나는 제일 힘든지라.. 도저히 허리가 너무 아파서 ㅜㅜ 집에 가져와서 하기로 변경. 

 

 

이렇게 식탁에 깔아놓고 서서도 하다가~ 의자에 앉아서도 하다가~ 이렇게 하니 그나마 좀 나음. 

 

같이 둘러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갤 때는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가고~ 같이 저녁도 먹고~ 이런 장점이 있기도 했는데.. 그래도 몸 편한 게 최고인가 보다. ㅜㅜ 혼자 몫으로 따로 챙겼다곤 해도.. 이 양을 혼자 다 해야 한다 생각하면 좀 부담스럽기도 하고.. 더 지루해지는 감이 있지만.. 확실히 허리는 살 것 같음.

 

 

퇴근 후 도와주시는 우리 정천사님. ㅋㅋㅋㅋㅋ

 

빠야는 첫날부터 퇴근하면 고바우로 왔었다. ㅋ 어쩌고 있나 보러 왔다가 내 얼굴 보더니.. 집에서 삼십 분만 쉬고 오라며 내 옆에 털썩 앉아 명이 개기 시작. 괜찮다고 해도 같이 하면 내가 더 일찍 마쳐서 집에 일찍 오는 거 아니냐고.. 집에 혼자 있기 싫다며 그 뒤로 일 마치고 고바우로 출근을 다시 하는 일상이었음. 

 

끝나면 집에 와서 내가 허리 잡고 너무 끙끙대니까 그만 하자길래.. 나는... 나만 빠지고 알아서 하세요라 절대 못하겠다고.. 빠야가 말해보라니.. 자기도 못하겠다곸ㅋㅋㅋ 결국 둘 다 말을 못 해서 ㅋㅋㅋㅋㅋ 명이 지옥은 계속 되었찌. ㅋㅋㅋㅋ

 

세젤멋

울 빠야가 최고얌♥

 

원래는 1kg 당 알바비가 책정돼서 손 빠르게 많이 개면 솔솔찮게 용돈을 벌 수 있는 명이철에만 생기는 꿀알바가 명이 개기다. 단지 허리 환자인 나에게만 난이도가 높은 것일 뿐.. 

 

 

같이 개던 우리조 어르신께서 주신 명이초? 갤 때 명이 손질을 하면서 개는데, 너무 긴 줄기는 좀 잘라낸다. 그 꼬다리 모아서 뭐랑.. 담으면 된다고 하셨던거 같은데 기억이 전혀 안나네.

 

 

분명 기억나는 것은 암것도 안넣어도 명이에서 나오는 물이 새콤하게 기가 막힌 맛을 내준다고 하시며 먹어보라셨는데.. 진짜 뭐라고 해야 하지? 동치미 보다 훨씬 개운한데 달달하다 해야 하나? 진짜 최고의 별미를 또 알게 됐음. 

 

 

노래도 틀었다가.. 넷플도 틀었다가.. 정말 평생 볼 명이 다 보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ㅋㅋㅋ

 

 

그러다가 날씨 좋은 날 밭에 잡초 정리할 거 구경하러 나갔다가...

 

 

울 텃밭에서 보게 된 울릉도 자연산 산마늘. 세상에.. 어디서 날아온 씨앗이 발아된 건지.. 울 텃밭에 명이가 나 있네??? 이제 명이 좀 개봤다고 잡초 사이에서 이런 걸 찾아낼 줄도 알고. 마이 컸음. ㅋㅋㅋ

 

고바우 펜션 명이 나물

고바우 펜션 2층에서 키우시는 명이가 울 밭까지 날아왔을 지도. 

 

요렇게 꽃이 필 준비를 시작하면 잎도 커지면서 쎄져서 먹기에 안좋아 명이철은 끝난다. 만쉐만쉐만쉐이~~ ㅋㅋ 

 

울릉도에서 명이를 보더라도 채취증이 없는 사람이 채집을 하면 벌금을 엄청나게 내야 한다. 울릉도 나물들은 채취기간도 정해져서 허가 기간이 아닌 때에 채집하는 것도 철컹철컹. 문제는.. 울릉도는 화산섬이라 산세가 워낙 험해 명이철만 되면 추락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 몇십년을 산 주민분들도 어렵고 위험하다는 것이 울릉도의 산이다. 가파른 경사 속 땅처럼 보이지만 사실 쌓여있는 나뭇잎들인 경우가 많아, 지형을 아는 사람도 아차 하는 순간 큰일이 나버리니.. 명이만 보고 따라가다가 위험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거기에. 야생의 명이는 줄기만 잘라서 채취해야 다음 해에도 수확할 수 있는데, 몰래 뿌리까지 뽑아버리는 외지인들로 인해 낮은 지형에서의 명이들이 점차 수가 줄어들어,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야 하다 보니 사고 발생의 건수도 높아진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확실히 육지 소고기집에서 먹던 명이지와 울릉도에 들어와서 먹어본 울릉도산 명이는 차이가 엄청 컸다. 향부터가 다름. 양식과 자연산의 차이야 당연한 것이지만.. 이번 알바로 알게 된 것이.. 적당히 부드럽고 작은 잎들만 받는 게 포인트였음. 채집하시는 분들도 차이가 있는데, 잘하시는 분들은 알아서 좋은 잎을 적당 길이로 잘라오셔 금을 더 받으셨다. 

 

내 눈에 괜찮아 보여도 크기와 질감(?)이 별로면 빼내서 김치를 담아 주시던가, 쌈으로 먹으라 걸러내시는 거 보고.. 내 명이지 구매는 무조건 고바우에서 하는 걸로 바로 결정. ㅋㅋ 내가 내 손으로 확인했기에. 역시 초반의 명이 상태가 가장 야들하고 좋았음. 그래서 알바 하는 중에 초반걸로 마마님과 빠야 마마님, 지인 선물 빼돌려노코~ 택배 보내드리고 칭찬 엄청 받꼬~ ㅋㅋ 

 

나름 명이 지옥속에서도 알차게 보람과 기쁨을 챙겼다. 

 

그치만.

다쒼~ 안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