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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 놀이/울릉 일기

울릉놀이 #155 : 귀엽고 짠했던 찍찍이와 난해한 뽈라기

by 배스노리 2023. 1. 28.

2022.01.25 ~ 30

 

울릉도 볼락시즌을 제대로 즐기고 있었던 우리. 

 

 

갑자기 나타나준 사이즈 괜찮은 금뽈에

 

 

금뽈과 갈뽈의 맛 차이가 너무 궁금해 킵 해와서 바로 회 떠보기. ㅋㅋ 기분 탓인가.. 금뽈의 찰기가 더 쫀닥하니, 달달한 것 같았다. 문제는.. 윗줄이 금뽈인지 밑줄이 금뽈인지 지금은 기억이 안 난다는 것. ㅋㅋㅋㅋ

 

 

보라찌가 보내 준 쭈꾸미로 정셰프님이 해주신 쭈꾸미 볶음~!! 아삭한 식감을 위해 양상추는 끝에 조금만 볶았다는데, 진짜 핵꿀맛~!! 매번 감탄하지만.. 울 정셰프님 양념맛은.. 정말 기가 맥히고 코가 맥힘~! ㅋㅋ 

 

이렇게 겨울답게. 열심히 내 지방에 양분을 주입하던 어느 날.

 

 

오방난로 구매 후, 심심하면 해먹게 되는 군고구매를. 아침에 일어나서 먹으려고 식탁에 올려두고 잤었다. 그러고 혼자 먼저 일어나 테이블에서 잠 깬다고 멍 때리고 있는데... 자꾸 싱크대 쪽에서 뿌시럭뿌시럭 소리가 들림.

 

뭔가 느낌이 이상하긴 한데.. 잠이 덜 깬 상태라 기분탓인가.. 하면서 폰을 보다가, 또 뿌시럭 소리에 두리번 거리다가 보니~!! 식탁에 있어야 할 고구마가 없음!! 싸하다.. 기부니가 마이 싸하다... 싱크대쪽에 분명 뭔가가 있는 것 같다. 잠시 뒤 빠야도 일어나서 맞은편에 앉아 눈을 비비길래..

 

'싱크대 쪽에.. 뭔가가 있는 것 같다. 혹시 쥐 일까..?' 했더니 설마 하며 기겁하는 빠야. 세상에서 쥐가 제일 싫다면서 아닐 거라 현실 부정. ㅋㅋㅋ '가만있어봐, 곧 뽀작거릴거야. 자꾸 소리가 들린다니까?' 하고 숨소리도 죽이고 있으니 곧 또 뽀시락 거리는 소리가 난다. 

 

빠야는 급 정색하며 싱크대 쪽 둘러보며 부엌 쪽 문을 슬쩍 열디 훅 닫으며 '으어어어 잡았다 잡았다 잡았다' 소리를 질렀다. 문 열려니 뭐가 움직여서 바로 닫았띠 문에 목을 끼웠단다.

 

보기 싫은 사람은 스크롤을 빠르게 내리시오.

 

 

진짜 쥐였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쥐띠라 그런가. 눈망울 똥글똥글한게 빤짝빤짝하니 나는 쥐 귀여운데.. 빠야는 기겁하고 싫어하더군. 신기한 게, 이 집 이사 들어오고 한 번도 집에서 쥐가 나온 적도, 집 근처에서 살아있는 쥐를 본 적도 없었다. 그나마 한번씩 울 집에 밥 먹으러 오는 길냥이들이 새끼 쥐 조공을 문 앞에 받쳐둔 것 말고는.. 쥐가 있는지도 몰랐다.

 

겨울 동안 길고양이 삼총사가 우리 집을 들리지 않아서 그런가.. 바로 쥐를 만나버리네. ㅋㅋ 잔인한 정군은.. 절대 다신 보고 싶지 않다며.. 양지바른 곳으로 인도했음. 

 

빠야가 점마의 저승사자가 되는 동안, 난 아무리 생각해도 싱크대 밑이 확실한 거 같아 걸레받이를 치우고 안을 살폈다.

 

 

웬열 ㅋㅋㅋㅋㅋ 진짜 사려졌던 고구마가 똬악~ ㅋㅋㅋㅋㅋㅋ

 

 

우리 집 배열은 이렇게 되어있는데.. 싱크대가 벽에 딱 맞지 않아 상부장 오른쪽만큼, 하부장 왼쪽에 벽과의 갭이 있다. (하부장은 우측정렬, 상부장은 좌측정렬. 뭥밐ㅋㅋ) 싱크대 아래로 들어가려면 그쪽 밖에 없는데... 컵이 있는 위치쯤에 고구마를 나뒀으니.. 거기서 싱크대까지, 지보다 큰 고구마를. 그것도 3개나 다. 겁나 열심히 낑낑 옮겼을 모습을 상상하니 너무 어이가 없어 웃음이 터졌다.

 

기껏 3개를 다 옮기고 이제 먹어볼까 하며 한 입 즐길 때, 갑자기 내가 나와버리고. 쌔빠지게 일하고 몇 입 먹지도 못했는데 저승사자한테 걸려버리고. 욕심부리다 새됐다고. 아 정말 웃프다 진짜. 라고 고구매 보여주며 빠야한테 말했띠.

 

그때부터 알콜 들고 테이블부터 의자, 바닥을 시작으로 그냥 주방 모든 곳에 뿌리기 시작하디, 몇 시간을 미친 듯이 청소하는 빠야... 음.. 정말 정말 정말 싫어하는구나.. 음음.. 

 

그리고.

 

 

선물을 받아찌.

 

 

백쌤 언냐님께서 주신 선물~ 흐헤헿. 감싸했었슴돠~

 

 

곧 설날이 다가오는 중이라 그 뒤로 우린,

 

 

정말 열심히 낚시만 했다. 울 마마님도, 빠야 마마님도 생선을 좋아하시는지라.. 울릉도 자연산 뽈라구를 명절 선물로 들고 가기 위해.. ㅋㅋ

 

 

제일 작아봐야 20cm였는데.. 크기 차이가 엄청 나 보이는 3짜 왕사미들과의 만남. ㅋ 매운탕은 작은 거 여러 마리가 맛나고, 구이는 사이즈 좋은 것들이 맛나다 보니 아이스박스에 사이즈별로 꽉꽉 채워드리고파 이 기간 동안은 선별이 없었음. 

 

육지 살 때는 낚시 다녀올 때마다 매번 집에 가져다주다가, 울릉도 들어와선 이렇게 나갈 때 한 번밖에 못주니.. 뭔가 일년치의 느낌으로 주고 싶은 부담감이라 해야 하나.. 괜한 부채감이라 해야하나.. 뭐 그런 기분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얼마 안 남은 시간에 최대한 많이 킵 하려고 산란 볼락도 릴리즈 해주지 않았다. 그래봐야 며칠 꺼 다 모아도 백마리도 안됨. 

 

어차피 볼락은 금지 체장만 있지, 알배기에 대한 제재는 없지만.. 조행기 포스팅에 산란 볼락에 대한 생각도 적긴 했지만. 그럼에도 댓글에 욕 달아놓는 성격 이상한 사람을 또 보니.. 짜증이 쪼매 나긴 했음. 명란도 안 먹어야 하고, 알탕도 안먹어야 하며, 연어알, 캐비어도 안먹어야 하는가. 왜 이상한 잣대를 세워 생선 위하는 척을, 사람 무시하는 행동으로 무례하고 무식하게 해도 된다 생각하는 것인지..

 

자기 기준이 존중받으려면, 남의 기준도 존중해야 한다. 

 

낚시 자체가 잘 있던 물고기를 괴롭게 하는 것이다. 일단 바늘로 몸을 상하게 한 자체가 고통을 더해 주고 수명을 줄여준 것인데.. 어찌보면 재미의 욕구를 위해 손맛만 보는 것이 물고기에겐 더 잔인한 행동이 아닐까. 그럼에도 릴리즈를 하지 않았다고 타인에게 인성을 논하며 막말을 서슴없이 하는 낚시인은.. 도대체 뇌구조를 모르겠다.

 

원래 나는, 집에서 요리를 해먹지 않아 낚시를 가도 놔주거나 나눠줬었다. 그러다 고향으로 들어가곤 마마님이 좋아하셔 조금씩 가져다주기 시작한지라 적당히 먹을 만큼씩만 챙기는 편이었는데, 사실 배스 낚시를 할 때도 산란 배스낚시는 안 좋아했었고, 간혹 알 밴 쏘가리가 나올 때도 후딱 풀어줬었다. 그치만 어쨌든 그것은 나의 기호이고 취향이지 불법도 도덕도 아니다. 개체수에 진짜 문제가 생기면, 금어기가 생길 것이고. 그 전까진 호불호의 문제이지 지적질의 문제는 아니다.

 

쓸데없이 일기 쓰다 샛길로 샜는데.. 또다시 하나의 사진만 보고, 모든 것을 유추하며 평가질 하는 미친 인간의 소리는 보고 싶지 않나 보다. 예전에 싸이월드가 한창 유행할 때 돌던 대문 이미지가 생각난다.

 

'내가 싫으면, 니가 꺼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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