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놀이 #148 : 새해맞이 설경 나리분지 눈길 트래킹

2022.01.01

 

32일이라고.. 33일이라고.. 하고 싶지만. 와버렸죠 새해는. 쳇. ㅋㅋ 새해 첫 일출 감상을 위해~!!는 아니고. 어쩌다 밤새미를 해버린 김에 일출 구경이나 해볼까 해띠

 

 

넴. 안 보여요.

매 해 눈뜨면 해가 중천이라.. 삼대구년만에 1월 1일 일출을 보는 건가 기대했는데..

 

 

응. 안 보여. 똥그라미 음써.

 

 

씨게 내려오는 줄기만 보여준다.

 

아무리 기다려도 난 못가

상처만 주는 나를 왜 모르고 기다리니 떠나가란 말야

고뤠. 그럼 떠나야지.

기왕 밤 샌 김에. 알찬 1월 1일을 즐겨보자며 빠야가 그토록 가보고 싶다던 나리분지 설경 보러 도시락 싸들고 소풍 고고~!!

 

 

와.. 미쳐따리.. 이 길을 올라가고 내려왔다.. 헐헐..

 

나리분지 전망대 설경

감수한 만큼 얻었다고. 이런 뷰면.. 위험대비 갬동 백배~!!

 

 

나뭇가지에 핀 눈꽃들~

 

 

울릉살이 들어와 내가 본 설경 중에 최고는 나리분지가 확실하다.

 

여기까지만도 좋지만.. 빠야는 눈 쌓인 메밀밭을 가보고 싶다 해서.. 이때부터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나리분지 알봉 둘레길 눈길 트래킹이 시작됐다.

 

 

우리가 두 번째인 건가. 

 

입구에 들어서니 한 명의 발자국이 찍혀있고. 처음엔 쌩눈 내가 밟고 싶어 그냥 걸었는데.. 빠지고 빼는 발걸음이 너무 무겁다. 그래서 발자국 따라 걷기. 걷다 보니 드는 생각. 내가 참.. 시키지도 않았는데 남의 말(?) 이마이 기똥차게 잘 듣고 있는 건.. 이번이 처음인 듯. ㅋㅋㅋ

 

극한직업 남친짤

한 장만 찍어주세요 했띠

 

 

저마이 열정적으로 찍어, 이마이 이뿌게 남겨주는 울 빠야~ ㅋ

 

쌍따봉♥

 

길이 이뻐서

나리분지 투막집

여기서 뾰족하게 솟아있는 산 쪽으로 쭈우욱 들어가야 메밀밭이 나오는데.. 발자국이 저기 끊겨 있으니~ 이대로 가면 우리가 일빠!! 겠으나.. 도저히 못 가겠다. 너~무 이쁜거 인정하는데, 너~무 힘든거도 심히 인정이라.. ㅜㅜ

 

눈이 눌려서 무릎 밑이지 실상 쌓여있는 눈은 50cm 그냥 넘을 것 같고. 발자국 따라 걸어도 무릎을 제법 들어야 해서 허벅지랑 허리랑 그냥 막 다 온데만데가 다 땡기는데.. 새 길 개척하며 들어가믄 두 배는 더 힘들건대.. 가딴아 저질 체력이 밤까지 샌 상태로 나는 몬한다아~ 그냥 배째라고~ 드러눕기. 

 

빠야가 일단 밥 먹꼬 생각하자는데.. 응. 먹어도 아니야. 절대 아니야. 죽어도 아니야.

 

웃겼던건. 분명 발자국은 하나 였는데, 여기까지 들어오는 길에 만난, 나가는 사람은 4명. ㅋㅋㅋ 우리가 두번째 인지 알았는데 5번째였다. 다들 한 마음으로 한 발자국만 냈었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웃음이 나던지. ㅋ 평소엔 관광객이 많아 그냥 지나치지만 이 날은 다들 마주칠때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인사를 주고 받고, 힘내라는 응원도 나눴다. 마이 추븐데 마이 따뜻했던 날. ㅋ

 

맨손 삽질 식탁 만들기

둘이 열심히 구디 파서 눈으로 다다미식 식탁을 만들고. ㅋ 스윗한 울 빠야는 가방에서 패딩방석 꺼내 깔아준다. 

 

정솊표 도시락

빠야는 알레르기 때문에 사과를 못 먹는데.. 먹지도 못하는 거 내 먹으라고 챙겨 온 것 같긴 하나.. 저마이 갈변시켜뿌믄.. 갬동 포인튼가, 주먹 포인튼가. ㅋㅋㅋ

 

 

진짜 심하게 꿀맛이었던 토스트. 밖에서 먹으면 뭔들~ 이라 해도. 식빵에 소복하게 발려있던 내 싸랑 슈가는, 여윽시 우리 오빠야를 외치게 만든다. 

 

니얏호

아도겐

극한직업 남친짤 2

데헷

 

 

 

챙겨갔던 셀카봉으로 추억 만들기. 아무도 없어서 그런가 정말 편하게 막 놀았뜸. ㅋ

 

 

이렇게 내 체력은 아주 그냥 막 바닥을 치고.. 간만에 무리를 했는가 골판이 튀어 나갈 것 같아서.. 쩔뚝이며 철수. 체력 정비 다시 해서 꼭 메밀밭 가보쟈요~

 

돌아오는 길.

 

 

2022년 1월 1일.

일출부터 일몰까지. 참... 빡씨고 알차게 보낸다 증말. ㅋㅋ 

 

 

일출은 제대로 못 봤으나, 일몰은 기가 막히게 보네. 

 

 

잘 찍고 싶은데 새해에도 여전히. 내 손은 똥손이네. 

 

 

이렇게 내려가는 해를 끝가지 지켜보고.

 

집에 가자마자 기절.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