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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 놀이/울릉 일기

울릉놀이 #126 : 천사 정셰프님의 손님상. 먹스팅

by 배스노리 2022. 12. 23.

2021.11.01 ~ 11.04

 

사촌의 울릉도 한달살이가 우리 집에서 진행되고 있으니.. 요리 좋아하는 우리 빠야는 이래저래 고민이 늘었다. 가끔 주부들의 단골 고민인 '오늘 저녁 뭐 하지?'를.. 빠야가 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뭔가 죄책감? 부채감? 같은 느낌이 생겨나기도 한다. 

 

나야 요리에 소질도 별로 없지만.. 먹는 것 자체에 큰 비중이 없어서, 혼자살때.. 자취생활 15년이 넘어도 주식은 시리얼이었다. 처음 빠야가 울 집 놀러 와 냉장고를 보곤.. 참 충격을 받았었는데.. 들어있는 게 거의 뜯고 다 못 먹은 과자봉지들. ㅋㅋ

 

마마님도 맨날 사료통이라고 뭐라하던 시리얼통도 신선한 충격이었다지. ㅋ 시리얼은 5종류 정도는 섞어줘야~ 제대로 맛있기도 하고. 뭔가 종류가 섞이면 영양가도 더 좋아질 것 같아서 김치통에 4~5개씩 섞어서 항상 채워뒀었다. ㅋㅋ 그걸 본 주변인들은 다 한소리 하긴 했다만.. 집에서 밥 먹을 일도 별로 없고, 난 항상 나름 만족하며 먹었던 식생활인데... 대부분 울 집에 놀러 오면 그 뒤론 먹을 걸 싸들고 와선 밥 차려 먹이는 재미에 빠져들더라? ㅋ 내가 동정을 자극하는 관상인가.... 

 

쨌든. 처음부터 빠야가 그렇게 알면서 만나게 된 것도 있고. 빠야가 요리에 대한 흥미나 재능도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요리는 빠야 담당이 되어갔었다. 난 라면을 정말 정말 좋아하는데.. 우리 오늘 뭐 먹지? 하면 내가 라면 먹자~!! 를 자주 외치니.. 밥 먹고 싶은 빠야는 어쩔 수가 없었던 것도.. 있었을 것도 같음.

대신 나는 설거지와 청소를 열심히 하며 다른 부분으로 채우려 하긴 했지만.. 뭔가 정주부님의 메뉴 고충이 느껴질 땐.. 어쩔 수 없이 죄책감이든 부채감이든.. 미안한 마음이 올라온다. 

 

만약 밖이었다면.. 어렵고 힘든거에 시간 쓰고 스트레스받기 싫어.. 사 오거나, 시켜 먹거나, 가서 먹었을 건데.. 울릉도에 들어오니.. 배달도 없꼬오.. 메뉴도 너무 한정적이라.. 나의 요리 도전기도 시작되긴 했었음. 양식담당은 나야!! 하면서 스파게티나 로제 떡볶이나.. 시판 양념 데우기만 하는 것들이긴 하지만.. 밥상을 내가 차려주는 일을 간간히 하고는 있다고 어필해 봄. 

 

서론이 엄청 기넹?? ㅋㅋㅋ 

 

사촌도 손님이다보니 우리 정셰프님의 욕심? 쫀심?이 막 차오르나 보다. 뭘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한층 깊어지는 듯. 그렇게 손님을 위한 우리집 정셰프님의 먹스팅 시작.

 

 

콩나물 소라밥, 무늬오징어무침, 수제비 호박국

 

 

들깨 미역국과 거북손 비빔국수

 

치즈 떡 볶이

 

납작 만두와 라볶이, 튀오뎅

 

소라밥, 고디무침

 

청도청년네 고디로 고디탕, 고디무침, 소라밥

 

 

간식 반건무늬오징어. ㅋ

 

이게 3일치 정도의 시작이었고.. 사촌은 한달 좀 넘게 쉬다 갔으니.. 지금 다시 보이 증말 이 가쓰나 호강했었네???? 이 정도면 하숙비 따블로 받아도 되겠는데?? ㅋㅋㅋ

 

어디 천사가~

날개를 다쳐 떨어진 걸~

운 좋게

내가 받아냈다는

자랑을

이렇게

또 한번

남겨 봄.

ㅋㅋ

 

에헤라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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