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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 놀이/울릉 일기

울릉놀이 #120 : 럽스팅~!! 개펭웅절 ㅋ

by 배스노리 2022. 12. 13.

2021.10.03

계획적으로 1일을 만들었던 우리. ㅋ 우리 날이 열리는 의미로 개천절에 사귀었었다. 그래서 안지는 오래되고 썸도 쫌 길게 탔지만 파릇파릇한 일 년 차를 드디어 맞이했음. ㅋㅋ 사귄 지 얼마 안 됐을 때 울릉도행을 결정했던지라 아직도 커플 여행하는 기분으로 지내 져서 참 재미가 있다.


이번엔 내가 우리 정셰프님 대접하고파 그냥 썰기만 해도 성공하는 월남쌈 샤브 준비. ㅋㅋ


영롱영롱한 차돌박이를


야채랑 함께 데쳐서 챱챱챱챱하면~!! 칭찬은 기냥 받아뿌지~!! ㅋㅋㅋㅋ


디저트 겸 기념식도 해야디요. ㅋㅋ 이번엔 직접 케이크 만들기는 패스하고~ 내가 좋아하는 치즈케이크로 대신하기. 추억 만들기 한다고 매번 기념일을 챙겨봤었는데 우리도 점차 게을러(?) 지긴 하나보다. ㅋ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으면 안 되긴 하지만.. 꼭 뭘 해야만 소중한 건 아니라고 변명을... ㅋㅋㅋ


서로 선물은 챙기지 말자 했었는데, 깜짝 선물 준비해논 울 빠야.


시간 날 때 조금씩 직접 나무를 깎았다고.

'우리의 관계처럼. 볼 품 없었던 그 전의 세월이였지만 나름 열심히 살아온 나무와, 그 결실 중 하나인 수십수백 년이었을지 모를 그 일부의 나무 조각이 우리 둘을 닮은 듯해요. 조금씩 조금씩 천천히 깎고 두들기고 문질러 서로에게 소중한 물건이 되었어요. 잘못 다루면 부서질 수도 있지만 세월이 더 할수록 광이 나는 이 나무 반지처럼 우리 사이도 그랬으면 해요. 사랑하고 또 사랑해요.'

따뜻하게 3장이나 나열된 글자가 빡빡하게 담긴 손편지. 그리고 제일 튼튼한 목재를 썼다며 우리 이니셜을 새긴, 직접 만든 나무 반지를 건내주는 우리 빠야.

반지에 참 안좋은 기억이 있어 커플 반지에 의미를 두고 싶지도 않고, 그래서 별 관심도 없었는데.. 이렇게 나 스스로조차 소중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버리니.. 안 좋을 수가 없다. 매번 좋지 않은 기억도, 감정도. 더 좋은 기억과 감정으로 말끔하게 지워주시는 능력자.

내가 이 사람을 만나기 위해 지금껏 그 힘겨웠던 시간들을 꾸역꾸역 잘도 버티며 살아왔구나.까진 너무 오버인 듯 하지만 사실 정말 그런 생각이 들었었다. 이런 온기와 충만감. 안정감. 내 인생 중 가장 평안한 시간을.. 이리 듬뿍 안겨주는 당신이 있어, 너무 행복하고 고맙습니다.

많이 애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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