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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 놀이/울릉 귀띔

자다 깨니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울릉군 지역 공습경보 발령

by 배스노리 2022. 11. 2.

북한이 오늘 오전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울릉군 방향으로 발사하여 공습경보가 발령되었다고 한다. 

 

요즘 밤낮이 심하게 바뀐 나는, 오후 2시쯤 자다 일어나 부재중 전화를 보고.. 태풍 힌남노 때가 생각나 아. 울릉도에 또 뭔 일이 생겼나 생각이 드는 찰나. 우리 마마님이 울리시는 연락에 뭔 일이 있긴 있구나 싶어 후딱 받고 상황을 알게 됐음. 

 

오전 9시쯤 울릉 전역에 공습경보 사이렌이 2분 정도 울리고 대피 메세지 뜨고 그랬다는데.. 와. 나는 정말 꿀잠을 잤구나. 자다가 죽으면 호상이라던데.. 말했다가 마마님이 버럭 하셔서 잠이 덜 깨서 그러나부다 하고 넘겼지만.. 진심이긴 했음. 

 

울릉 알리미
울릉 알리미

별일 없는것 같다 하고 통화를 끊고 확인해보니, 울릉 알리미 어플에 울릉군 재난 안전 대책 본부에서 메세지가 떠 있었다. 

 


2022.11.02 13:29

금일 08:55분 경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여 울릉군 지역에 공습경보가 발령되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으며, 향후 추가 도발 시 가까운 신축건물 지하 등 안전한 장소로 신속하게 대피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022.11.02 14:07

14:02 공습경보 해제되었으며 경계경보로 하향되었습니다.


음.. 오전 9시쯤에 발사 된 일을.. 오후 1시에..? 가까운 신축건물 지하는 어디이며... 안전한 장소는 어디일까.. 

 

분명 긴박한 상황이었다면 일하러 나간 오빠야가 뛰어와 나를 깨웠을 텐데.. 부재중 연락에 오빠야 번호가 없다는 것이 안심이 되어서 일까. 사이렌이 울린 당시 꿀잠을 자고 있어 암것도 몰라 그런걸까. 별로 무섭다거나 불안한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 건 안전불감증일까...

 

주민 대피령은 10여분 뒤 해제 되었다 하고, 공습경보는 2시까지 유지되다가 2시쯤 해제되어 경계경보로 하향되었다는데, 엄마랑 전화를 끊고 얼마 후 사이렌이 울리며 방송을 한 내용이 경계경보로 하향이었음. 

 

검색을 해보니 속초 동방 57km, 울릉도 서북방 167km가 탄착 지점이라 했다. 

탄도미사일
출처 : 중앙일보

 

이 정도면 울릉도 보다는 속초가 가까운데.. 무섭게 왜 다들 울릉도에 쏴진 것 처럼, '북한을 겨냥해 무력을 사용할 경우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말을 인용하며 울릉주민들을 더 위협스럽게 하는 건지..

 

솔직히, 이런 일이 생길 걸 예상한 사람도 없었을 거고.. 나야 이제 울릉도 온 지 2년이 안됐지만.. 나보다 오래된 주민들도 대피소나 방공호가 어딘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을 거고.. 이미 쏴졌을 때, 거기를 가려고 한들 갈 수 있으며, 피할 수 있기나 한 걸까란 자포자기?가 먼저 왔던 것 같다. 그래서 든 생각이 차라리 자고 있을 때 나도 모르게 삶이 끝났다면 맘 편히 그냥 갈 수밖에 없으니 차라리 좋은 것 같다였을까. 

 

알아보니 울릉군에는 총 8곳의 지하 대피소가 있고, 총 수용 인원은 3170명이라고 봤다. 주민이 약 9천명인데.. 울릉도에 여행 온 관광객들까지 하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기도 하지만, 어차피 육지든 섬이든 미사일은 참혹한 일이 발생하는 일이고, 울릉군의 안내든 대응이든 미흡할 수 있다 해도.. 사실 최선이 뭔지도 모르겠다. 

 

이번 일로 여객선은 지연도 되고, 출항한 여객선은 회항을 하고 다시 정상 운행을 했다는데.. 그 안에 타고 있던 관광객들은 오는 동안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었을까.

 

울릉살이의 이 또한 하나의 해프닝으로 지나갈 수 있는 일 일수도 있지만.. 얼마 전 국가 애도기간으로 지정될 큰 일도 있었고.. 사람이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지금. 유언이라 하긴 그렇지만 뭔가 나의 죽음? 삶?에 대해 미리 주변에 준비를 해두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하는 삶을 살았으니, 잘 놀다간다고 생각할 거라는 걸. 알아줬음 좋겠다.

 

쨌든.

울릉도 주민들은 큰 일 없이 무사하다는 걸로 마무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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