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계거리가 필요했었던 건지도 모른다.
나는 이렇게 진심과 정성을 다 한다는 증거거리가 있어야만 했던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쩌면 내 삶에 대한 진지한 태도가 필요한 걸. 나에게서 찾아야 할 답을 피해. 타인에게 의존하여. 아니. 그 책임감을 떠넘겨. 스스로에게 한번이라도 떳떳해지는 척이 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그렇게라도 애쓰고 있다는 위안으로. 사실은 내가 열심히 버티려 진중하게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실상은. 자립이 어렵고 힘들어 피하고 싶은. 아니. 아예 하고싶지 않으면서.. 인정하면 나라는 사람이 너무 찌질한 것 같아 스스로 용납이 안되 다른 변명거리가 필요했던.. 그런거.
내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결국 나였다.
나태함이 습관이 되어 본질은 온데간데 없고. 포기가 너무도 쉬워져 지켜야할 최소한의 가치관까지 그냥 쌩까지는. 하기 싫은 생각을 피해, 닥치는 대로 보이는 생각만 물고 늘어지는. 사실 나 밖에 안보이고 나 밖에 몰랐으면서. 이번엔 나도 진심이란게 있는 사람이었다에 몰입하고 싶었다..라는건 너무 비약이겠지. 사실 정말 당시엔 너무도 진심이었으니까.
그래. 원래의 나였다면 상상도 못하고 시도도 안했을 일들을. 나를 놓고 삶을 놓고 그냥 막 편할대로 맘대로 하다 결국 큰 코 다친 느낌. 내가 변해놓고 상처는 개뿔. 내가 정신 놓지 않았으면. 스스로가 나를 소중히 했다면. 절대로 상처받을 일 같은건 없었겠지. 내가 나를 놨기때문에 당연히 일어난 인과응보였던거 같다.
정신이 번쩍 든 스쳐간 그 기억. 니 같은 인간 꼭 만났으면 좋겠다던 말. 그래. 이제 그 맘들이 이해가 간다. 아. 그래. 내가 그랬구나. 어이없고 미안한거 알겠는데. 진짜 그래. 내가 많이 잘못살았었구나. 어떤 심정으로 말했던건지 이제 이해가 가서 자꾸 실소가 나온다. 나는 힘들게 변했는데 상대는 그대로일때의 공허함. 좌절감. 원망감... 아. 이거구나. 이런거였었구나.. 잘잘못을 꼭 따져야겠다면, 변한게 잘못인거지 변함없이 항상 일관적으로 한결같음이 왜 잘못이 되는건지. 정말 도무지 이해 할 수가 없다고 당당하게 말하던 나를. 양 손가락 입에 걸어 확 째주고 싶다.
타이밍이라는게 정말 존재해서. 기가 막히게 얼척없게 딱.딱. 떨어지기도 하고. 그래서 원래는 알아서 피하는걸 그 타이밍 덕에 정말 나도 모르게 당해지기도 하고. 그래서 정말 참 다행이다싶다. 이렇게 깨닫고 알게 되서 너무너무 다행이다 싶으면... 참 재수없겠지. 그래. 소원들 이루셨다. 딱 느껴보니 얼마나 많은 속앓이를 했을지 이제사 알게 되고 이해가 되네. 벌 받았다 생각하니 정말 큰 걸 배운거 같아 오히려 고맙고 좋다. 감사한줄 알고 미안한줄 알면서. 이 경험 절대 잊지않고 그렇게 항상 진심으로 생각하며 살아갈께. 미안했었다고...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지만.. 마음에서만 끝내는것이 예의기에. 그냥 이 곳에 남겨본다.
늦은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인생 별 다를거 없이 순차적으로 잘 겪으며 잘 크고 있구나. 참 나쁜거지만 이렇게라도 위안이 되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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