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보단얼음이낫다1 火 중학교 시절 과학시간에. 붉은인에 대한 실험을 했었다. 하필 우리조 차례에 실험재료가 딱 떨어졌다. 선생은 성냥개비를 주며 앞 부분을 칼로 긁어 가루를 모으라고 했고. 마찰로 인한 불씨가 생기면 매우 위험하니. 최대한 조심해서 긁어야 한다 했다. 극도의 긴장속에. 최대한 조심히. 그리고 천천히. 긁어모았다. 어느정도 가루가 모였을 때. 같은 조였던 한 친구의 무신경이 불씨를 만들어냈고. 모아뒀던 붉은인은 그 한번에 완전히. 다. 터져버렸고. 사라져버렸다. 내 손으로 떨어진 불티들로. 경악하는 선생 손에 붙들려 병원을 가는 동안에도. 화상이고 나발이고. 사라진 수고에 대한 현실이 너무도 화가나. 아픔마저 잊을 정도로 서러워졌었다. 그렇게 긴장하고 졸였던. 그 인고의 시간들이. 한순간에 어이없게 다 소멸됨이.. 2019. 6.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