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이 어렸을 적에는 남아선호사상이 남아있을 때 였다고 한다. 친가쪽이 장남인 아버지의 큰아들과 자신. 고모네 큰딸, 작은 아들. 삼촌네 딸. 이렇게 있었는데. 고모네 큰 딸이 가장 나이가 많아 제일 맏이라서 이쁨 받고. 삼촌네 딸은 제일 막내라 이쁨 받고. 자기만 항상 대놓고 할머니의 미움을 받았더라고 한다.
밥을 먹어도 자기의 밥그릇만 빼고는 다 달걀후라이가 있었고. 심부름을 해도 항상 자기만 해야했고. 똑같은 실수를 해도 자기만 혼이 나고. 언제나 짜증내고 화내는 목소리만 들어야 했다. 그래서인지.. 커서 생각해보니 어렸을 때 처음으로 가지게 된 감정이 질투와 외로움이었던 것 같다고 한다. 그래서 크면서도 그 감정 두개에 트라우마처럼 집착하게 된것 같더랬다.
항상 편애의 주대상자였던 오빠가 너무 미워 오빠를 이기기 위해 미친듯이 집착했더랬다. 오빠가 공부를 잘해서 상장을 받아오면 자기도 상장 받으려 더 공부를 해야했고. 오빠가 노래를 잘 불러 학예회때 독창을 나가면, 자기도 미친듯이 연습해 학예회 때 독창을 나가야 했고. 오빠가 반장을 하면 자기도 반장을 해야했다고 한다. 문제는 그 놈의 오빠가 보통 학생 같았으면 좋았을 텐데. 하필이면 공부나 뭐나 다 더럽게 잘했다고 한다. 그래서 나중엔 따라갈 수가 없었다고... 게다가 성격도 더러워 무시를 해대고. 그렇게 자존감이 낮아지고 그만큼 삐뚤어진 자존심만이 쌔졌더랬다.
학교를 가도 선생들도 다 그 오빠 동생. 학생들도 그 오빠 동생. 동네에 가도 오빠 엄마. 오빠 아빠. 큰집에 가면 존재도 무시 당하는 노비. 거기서 더 씁쓸한건.. 집 사정이 안좋아져 아버지가 어렸을적부터 해외에 나가 일을 하셨는데. 그로인해 어머니도 일을 하시게 되어 고민을 나눌 곳도. 상담을 할 곳도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때부터였던거 같다고 한다. 혼자여야 하지만, 혼자가 미치도록 싫은 것이. 질투로 삐뚤어진 성격은 이미 가족이란 단어를 삶에서 배제하고 있었고. 오롯이 그 외로움은 혼자서 해결해나가야 했던거 같다. 친구에 집착하고, 인연에 집착하고. 혼자가 너무 싫어 사람에 집착을 하게 되고. 사람에 내 것이란 소유욕을 두고 질투를 하게 되고.
문드러진 애정결핍으로 여기저기 헤프게 쏟아내는 정들. 그 온전치 못한 정들을 감당하지 못해 스스로가 상처받고 아파하고. 그럼에도 이미 습관이 들려버린 그 망할놈의 애정결핍은.. 그 사람의 삶에 너무도 깊이 박혀버려 시도때도 없이 외로움을 가져온다고 했다.
강해지고 싶고 단단해지고 싶어서 쿨하게 살려 무던히도 노력했다고 한다. 그렇게 질투를 숨길 줄 알게 되고, 참을 줄 알게 되었다고 했다. 서서히 사람에 대한 집착도 놓을 수 있게 되어갔다고 했다. 그래서 혼자가 될 줄 알아갔다고 했다.
허나 습관이란 놈은 매우 질기고 독하여.. 조금만 방심해도 느닷없이 치고 들어온다고 했다. 잘 견디다가도 미친듯이 혼자가 싫고. 잘 버티다가도 죽도록 외로울 때가 있다고. 그런 때에는 도무지 감당할 방법을 모르겠다고. 이런 감정. 이런 생각. 이런 기분. 이런 느낌. 정말정말 싫고 느끼고 싶지도 않은데. 빌어먹을 습관인건지 당최 버려지지도 잊어지지도 지워지지도 않고.. 그림자처럼 끈덕지게 달라붙어있는 이 것들이 너무도 지긋지긋하다고. 그렇게 사는게 재미가 없고. 그렇게 삶에 기대도 없다고. 사는것도 점차 지긋지긋해지는 것 같다고.
사람이 그리운데 사람이 싫다. 혼자가 편한데 혼자가 싫다. 어쩌란건지 나도 모르겠고 나도 이해 안되기에 나는 그 사람에게 할 말이 없다. 참으로 답 없다는 말 밖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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